환자에 좋은 지중해 식단 이용한 밀키트 제작
동결 건조 방식으로 물만 부으면 조리 완료
해썹인증·방부제 무첨가로 제품 신뢰 높여
▲정은희 샐리쿡 대표. 사진=김유승 기자 |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샐리쿡은 암과 당뇨 환자에게 적합한 식사와 고령친화식단을 연구해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밀키트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환자를 위해 제품에 붉은 육고기를 가급적 제한하고 닭가슴살·생선·통곡물 위주로 구성한 ‘지중해 식단’을 제공한다.
지중해 식단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의 영양 섭취 권장 비율을 4:3:3으로 구성해 환자에게 이롭다고 알려진 식단이다. 한식의 권장 비율인 6:2:2보다 탄수화물 비중이 낮고 단백질·지방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샐리쿡은 지중해 음식인 통밀 파스타를 현미밥으로 변경하거나 샐러드를 나물로 대체하는 등 지중해 식단에 한식 메뉴를 접목해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편의성을 더하기 위해 키트는 다른 조리과정 필요 없이 간편하게 물만 부어 섭취할 수 있도록 동결 건조 방식으로 제작한다. 영하 40도에서 급속 동결해 건조하는 방식으로, 방부제 없이 실온 장기보관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정은희 샐리쿡 대표는 동결건조 방식 덕분에 제품에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발생할 우려가 없고 영양 파괴도도 적어 암 환자들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나물 등의 반찬 식감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방금 만든 음식처럼 섭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샐리쿡 제품 연출 이미지. 사진 =샐리쿡 |
정 대표에 따르면, 식중독균은 조리한 음식의 배송 과정에서 작은 온도 차이만 발생해도 발현될 수 있다. 이 균은 끓이거나 익혀도 없어지지 않는 종류로, 면역력이 약한 암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식중독 우려가 없는 건조식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는 것이 정 대표의 목표이다.
현재 샐리쿡이 개발한 암 환자용 식품은 총 5종으로, 당뇨 환자 맞춤식 6종 및 고령질환 전용 제품 1종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메뉴는 황태를 넣은 비빔밥과 흑임자죽 등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라즈베리 등의 일부 재료를 제외하면 전 제품을 국내산 원료를 사용해 국내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정 대표는 항암치료로 인한 금식 이후에 먹어도 속이 편하다거나, 도시락을 싸기 힘들 때 뜨거운 물만 있으면 먹을 수 있어 간편해 좋다는 후기를 암 환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 환자들은 식이요법을 위해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샐리쿡은 식품 키트에 그치지 않고 향후 영양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보인다는 목표도 함께 가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자체 개발을 시작해 현재 검증 단계까지 제작한 상황으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이로운지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아직 특수 식단이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샐리쿡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수출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8월 중 미국 지역방송인 엠비씨 아메리카(MBC AMERICA)에서 홈쇼핑을 진행하고, 향후 해외 수출 쇼핑몰인 꽃피는 아침마을에 입점해 본격 미국 수출에 나설 예정이다.
정은희 대표는 "우리 공장은 작지만 해썹(HACCP) 등 다양한 식품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곳으로, 앞으로도 환자들이 믿고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y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