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가격 한 달 사이 13%, 우라늄 2% 상승…계절성·쿠테타 등 원인
연료비 상승으로 전력구매가격도 상승세…두 달 만에 23% 상승
한전 적자 사상 첫 200조 넘어…한전채 발행액도 점점 줄어들 듯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석탄·우라늄·가스 등 국내 수요가 많은 발전연료의 국제 거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눈덩이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엎친데 덮친 경영 악재를 만났다. 한전 부채규모는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겼다.
한전이 연말 또는 내년 초 또 다시 재무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주요 발전 연료비 상승으로 전력구매가격이 오르는데 전력판매가격인 전기요금의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워 한전 경영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광물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석탄 발전연료인 유연탄 가격은 톤(t)당 156.0달러로 지난 주보다 5.7% 상승했고 원자력 발전 연료인 우라늄은 파운드당 56.9달러로 5주 연속 상승했다.
발전연료 가격 상승 원인으로 석탄은 무더운 날씨로 전력수요 증가, 우라늄은 주요 수출국에 발생한 정치환경 변화로 분석됐다.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석탄 가격에 대해 "계절성 수요 확대로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며 우라늄 가격에 대해서는 "세계 7위 생산국인 니제르에서 쿠데타 발생 이후 생산 차질 우려에 따른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달 간 유연탄·우라늄 가격변화 추이(단위: 달러/톤, 달러/파운드) 자료= 광해광업공단 |
한 달 사이에 유연탄 가격은 약 13%, 우라늄 가격은 약 2% 정도 올랐다.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위기가 닥쳤을 때보다는 하락했지만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더 비싸다.
지난 2021년 유연탄 평균가격은 t당 127.1달러이고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34.7달러였다.
현재 유연탄 가격은 t당 150달러를 넘어섰고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원자력과 석탄은 지난 2021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절반이 넘는 에너지원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얼마 전까지 줄곧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반등했다.
한국가스공사가 공급하는 발전용 LNG 열량단가는 지난 1월 기가칼로리(Gcal)당 15만1163원에서 지난 6월 9만2476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Gcal당 9만5743원으로 지난 6월보다 3.5%(3267원) 올랐다.
이같은 연료비용 상승은 전력 구매가격을 끌어올려 전기요금 추가 인상 요인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대가로 지불한 전력거래소 평균 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45.61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산단가는 지난 5월 kWh당 118원에 비해 23.4%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5.2% 상승했다.
한전의 적자가 대폭 커지는 와중에 전력가격도 오른 것이다. 전력구매가격이 전력판매가격보다 비싸면 한전은 전력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를 보인다.
이날 한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전의 총 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첫 200조원을 넘겼다.
한전의 적자액이 커질수록 내년 신규 한전채 발행 등 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수 잇다.
한전은 한전법에 따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현재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20조9200억원)의 5배인 104조6000억원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7월 말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은 78조9000억이다.
문제는 올해 수조원대 추가 영업손실이 날 경우 내년 이뤄질 2023년 결산 후 한전채 발행 한도가 확 줄어든다는 점이다.
만약 7조원의 추가 영업손실이 난다면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이 약 14조원으로 줄어 한전채 발행 잔액은 약 70조원으로 준다.
이는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내년 말 이후 한전은 한전채로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