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가꾸는 화장男 잡아라…'맨즈케어' 선점경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23 17:04

피부·헤어 뷰티제품 확대에 헬스·패션기업 가세
기초화장품 이어 색조화장품 젊은층 수요 증가
아모레 선크림 인기, 한섬·올리브영은 신규브랜드

맨즈 그루밍존

▲CJ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 내 ‘맨즈 그루밍존’. 사진=CJ올리브영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화장 등 피부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이른바 그루밍(grooming)족을 겨냥한 ‘맨즈케어(men’s care)’ 사업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모 중시 풍조에 맞물려 얼굴은 물론 손톱·헤어 관리까지 챙기는 남성들이 갈수록 더 늘어나자 화장품기업은 물론 헬스뷰티·패션기업까지 맨즈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23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선보인 남성화장품 브랜드 ‘비레디’는 연평균 68% 정도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올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비레디는 향수·헤어 스타일링 등 기존에 선보인 적 없던 제품군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집숍 ‘나이스웨더’와 손잡고 한정판 ‘트루 톤 로션’까지 선보였다.

특히, 선크림 등 기초 화장품 위주로 높은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비레디 블루 수분 선크림’은 출시 한 달 만에 전년 선케어 제품 매출보다 317%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CJ올리브영도 남성 고객의 실사용 후기를 바탕으로 수요가 높은 상품을 발굴하고, 신규 맨즈케어 브랜드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누적 회원 가입자 기준 첫 구매고객 가운데 남성 비중이 2021년 대비 1.5배 늘어난 30%를 기록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남성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 카테고리도 기존 스킨케어·면도 용품에서 피부 트러블 관리용 제품과 톤업 선크림, 컬러 립밤, 헤어 트리트먼트 등으로 다양해졌다. 인기 브랜드로는 랩시리즈·라운드랩·다슈·질레트 등이 꼽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패션전문 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도 오는 9월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출시하고 남성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오에라는 2021년 8월 한섬이 선보인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다. 구체적인 시기와 제품명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남성용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현대백화점과 면세점, 온라인몰을 비롯해 오에라 매장이 입점된 일부 채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들 화장품업체가 맨즈케어 육성에 뛰어든 것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1조 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에는 남성 소비자들이 여성 대비 구매하는 제품 타입이 단조로웠던 만큼 시장성이 떨어져 기업 입장에서 들이는 투자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 위주로 스킨케어, 프라이머, 톤업 선크림 등 기초 제품뿐만 아니라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 색조 화장품까지 구매 폭이 다양화돼 수요도 증가세를 띠고 있다는 업계 설명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피지가 더 많이 분비되는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들을 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대기업이라면 최근 남성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 등 해외시장을 공략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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