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대표 취임 후 각종 지표들 뒷걸음
이자·비이자이익 동반 감소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대로 올라서
작년 그룹 내 효자역할 대비
그룹 내 자본시장 전문가 전무
DCM-기업금융 가시적 성과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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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합금융.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 김응철 대표 취임 이후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연간 영업이익이 1200억원을 넘어서며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에서 믿을맨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순이익이 70% 넘게 급감했다.
우리종합금융은 수신(예금), 여신(대출)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 벤처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까지 업무 영역이 광범위한데, 김응철 대표의 경력이 우리은행 외환, 글로벌 등에 치우쳐 있다 보니 우리종금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합금융은 지난 3월 김응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실적 등 대부분의 지표들이 뒷걸음질 쳤다. 상반기 순이익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3% 감소했다. 대손비용이 작년 상반기 9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20억원으로 250% 넘게 급증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25.5% 감소한 730억원에 그쳤다. 순영업수익 가운데 이자이익(480억원), 비이자이익(252억원)은 1년 전보다 각각 17.2%, 37.5% 급감했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작년 1분기 0.48%에서 올해 1분기 1.11%, 6월 말 기준 1.58%로 상승세다. 우리종금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8년 1.51%에서 2019년 0.49%로 하락한 뒤 2020년 0.79%, 2021년 0.57%, 지난해 0.63%로 1%대를 하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시장 유동성 경색,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실적과 건전성 지표도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종금의 부동산PF 사업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보니 상반기 부동산 관련 주선수수료가 급감했고, PF 잔액이 줄면서 마진도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종득 전 사장 체제 아래 우리종합금융의 실적이 꾸준히 성장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우리종금 순이익은 2020년 629억원에서 지난해 918억원으로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어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우리종금이 '효자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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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 |
업계에서는 우리종금이 올해 들어 각종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배경으로 김응철 대표의 이력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현재 투자은행(IB)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종급업무 외에도 유가증권 인수주선, 벤처투자, M&A 등으로 업무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종금 CEO는 은행뿐만 아니라 자금시장, 자본시장에도 상당한 이해도를 갖춰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우리은행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 글로벌그룹 집행부행장보, 본점1기업영업본부장, 글로벌전략본부장 등 상대적으로 외환과 글로벌 쪽에 치우쳐져 있다. 이로 인해 우리종금이 현재 추진 중인 DCM(채권발행시장) 및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역시 상대적으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현재 DCM 영업을 위해 IT 인프라를 구축 중인데, 김응철 대표뿐만 아니라 그룹 내에서도 자본시장 전문가가 전무한 탓에 우리종금이 구상 중인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종금은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 대출 잔액이 월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간신히 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우리종금 측은 "우리종금은 브로커리지를 제외하고 증권사 영업을 대부분 영위할 수 있다"며 "DCM 인프라를 구축하면 우리은행 내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채권영업을 하는 식으로 계열사 시너지를 창출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