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 로고(사진=로이터/연합) |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빈패스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75% 폭등한 82.35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시총이 1900억달러(약 251조원)로 불어났다.
지난 15일 상장한 이후 688% 폭등하면서 빈패스트 시가 총액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1110억달러·약 146조원),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1370억달러·약 181조원)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자동차 기업으로만 보면 빈패스트 시총은 테슬라(7580억달러·약 1001조원), 도요타(2263억달러·약 300조원)에 이어 3위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증시에서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와중에 빈패스트 주가는 폭등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동물적 정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수익성이 없는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는 골드만삭스나 보잉보다 회사가치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빈패스트 시총이 불과 10거래일 만에 2000억달러(약 264조원)에 근접한 것은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두하는 테슬라의 경우 시총 2000억달러를 돌파하는데 3600 거래일 이상이 걸렸다. 또 올해 글로벌 증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공지능(AI) 대표 관련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7700 거래일 이상이 걸렸다.
이처럼 빈패스트 주가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엔 과거 니콜라, 리비안 등 전기차 관련주에 투자열풍을 일으켰던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반다 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이날부터 빈패스트 주가에 대한 옵션 거래가 시작된 점도 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빈패스트의 주식 콜옵션(행사가격 100달러, 만기 2023년 9월 15일)가 거래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빈패스트 뿐만 아니라 증시 전반에 공포감이 덜 형성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밀러 타박의 매튜 말리 최고 시장 전략가는 "증시에 거품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S&P500 지수의 올 여름 고점대비 하락률이 고작 4%에 불과해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 정도의 본격적인 조정이 따라줘야 시장에 진짜 두려움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패스트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우회 상장하는 방식으로 뉴욕 증시에 입성한 점도 주목을 끈다. 과거 로즈타운 모터스와 패러데이 퓨처 등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SPAC을 통해 상장했으나 이후 시가총액의 90%가 증발했다.
또 현재 거래할 수 있는 빈패스트 주식은 130만주에 불과하다. 이처럼 유동성이 낮은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2019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빈패스트는 지난해 8월부터는 가솔린 모델 제작을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미국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빈패스트의 회장이자 설립자 팜 넛 브엉은 지난 27일부로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제외됐다고 베트남 현지매체는 전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졌지 않았지만 빈패스트 주가가 짧은 기간 이내 폭등한 만큼 변동성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제매체 포브스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서는 브엉의 자산이 660억달러(약 87조원)로, 636위에 등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