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 열풍' 여전한데…태양광·풍력 희비 엇갈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31 11:26
태양광

▲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고금리, 성장 둔화 등 세계 경제가 각종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이지만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다만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투자 추이가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등 재생에너지 부문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1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신규 투자액이 3580억달러(약 473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2% 급증한 수준이며, 6개월 기준으로 봤을 때 사상 최대 규모다.

투자 유형으로 봤을 때 모든 분야에서 투자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구축에 들어간 비용은 3350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했다. BNEF는 "재생에너지 규모 확대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이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늘어났다. BNEF에 따르면 기업들에 대한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PE)의 투자액은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한 104억달러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기업공개(IPO), 주식발행 등을 통해 조달된 금액은 25% 늘어난 127억달러로 집계됐다.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흐름을 선도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올 상반기 중국의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한 1770억달러로 명실상부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시장 입지를 또 다시 굳혔다. 미국과 독일이 각각 360억달러, 119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재생에너지 부문별 투자추이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43% 급증한 2390억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3분의 2 가량 차지했다.

이중 중국이 약 절반을 차지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시에 옥상형 태양광 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사막지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인 ‘에너지 메가베이스’가 시운전된 것도 태양광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의 경우 1분기 태양광에 대한 투자액이 255억달러로 중국 뒤를 이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중국에 뒤쳐지지만 미국의 전년 동기대비 투자액은 무려 75% 폭등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BNEF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적인 규정이 명확해진데 이어 공급망 차질이 완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태양광 투자가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에너지 위기로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기록적인 규모의 태양광 투자금을 쏟아 부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남아프리카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액을 기록했다고 BNEF는 전했다.

풍력

▲풍력(사진=AFP/연합)

이와 반면 풍력발전은 울상이다. BNEF에 따르면 올 상반기 풍력발전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은 94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 감소했다.

특히 육상풍력발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는 추이다. 글로벌 육상풍력 투자액은 올 상반기 64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21% 폭락한 수치다. 분기별 투자추이를 보면 4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큰손인 중국에서도 올 상반기 육상풍력 투자액이 22% 급감했다.

이를 두고 BNEF는 "주요 시장에서 발전그리드 문제, 높은 인·허가 난도, 지원정책 부실 등이 떠오르면서 전 세계에서 개발가능한 프로젝트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며 "이는 자금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해상풍력 투자가 47% 급증하는 등 강한 수준을 보였음에도 육상풍력의 감소분이 상쇄되지 못했다. 유럽이 해상풍력 투자를 견인했고 일본과 대만에서도 해상풍력 투자가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BNEF는 전했다.

그러나 BNEF는 이 같은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규모에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총 8조 3000억달러가 요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5900억달러가 매 6개월마다 투자돼야 하는 셈으로, 올 상반기(3350억달러)와 비교하면 투자액이 76% 가량 더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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