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 사라질까…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06 15:07

현대차·기아, 내달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KG모빌리티는 '급제동'



롯데렌탈 '마이카 세이브' 이달 출시…비즈니스 확대 투자에도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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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안 주차장에 중고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레몬마켓(저품질 상품만 거래되는 시장)’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중고차 업계에 대기업이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허위·미끼 매물이 사라지고 불확실한 판매구조가 개선돼 이른바 ‘호갱’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는 하반기 본격적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점을 밝히진 않고 있지만 빠르면 다음달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사는 지난 1월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을 마쳤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 및 중개업’을 추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출고 5년·10만km 이내인 자사의 차량을 대상으로 200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거친 제조사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고했던 KG모빌리티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시장 진출 일시정지 권고로 제동이 걸렸다. 중기부는 지난 6월 KG모빌리티의 중고자동차 판매업 사업개시에 대해 일시정지 권고를 내리고 차후 심의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는 지난 5월 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KG모빌리티의 중고차시장 진출 선언에 사업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심의워원회는 구성에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연내 시행이 어려워졌다. 이에 KG모빌리티는 심의위원회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중고차 사업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렌탈도 중고차 사업에 적극적이다. 롯데렌탈은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마이카 세이브’를 이달 중 선보인다. 3~5년간 장기렌탈 후 반납한 중고차를 온라인 직접 계약 방식으로 렌탈·판매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롯데렌탈은 2025년까지 온라인 거래용 중고차 5만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렌탈·판매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먼저 10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입해 차량 공유업체인 쏘카의 보유 지분을 32.9%(2대 주주)까지 늘리기로 했다. 향후 렌터카 사업을 카쉐어링과 유사한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하겠다는 속내다. 롯데렌탈은 카쉐어링 업체인 그린카 지분도 84.7%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중고차 정비·진단업체인 핀카에도 20억원을 넣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새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 380만대,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만 연 250만대 규모로, 연 170만대 수준의 신차 시장보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허위, 미끼 매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이 사라질 기회"며 "궁극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kji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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