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도 MZ가 대세…증권사 광고가 달라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1 15:18

낮아진 주식 투자 연령층…MZ 겨냥 마케팅

주우재·이찬혁 등 모델로…유튜브 광고 활발

“트렌디하다”…보수적 이미지 탈피 광고 인기

증권가 “신규 투자 고객 확보가 미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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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이달 공개한 이벤트 광고 화면. 대신증권 유튜브 갈무리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동물훈련사 강형욱이 계속 물리는 게 걱정이라는 견주와 고민 상담하는 장면으로 광고가 시작한다. 그는 견주에게 "급하게 접근하면 물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위험을 자초하지 않기’ 등 물리지 않을 방법을 조언한다. 듣다보면 강아지에게 물리는 게 고민인 견주의 상황과 주식이 자꾸 물리는 게 고민인 투자자들의 상황이 오버랩(overlap)된다. 광고는 ‘물리지 않을 당신을 위한 주식수수료 0%, 신용이자율 0%’라는 문구로 마무리된다.



증권사들이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광고 마케팅을 통해 MZ 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광고모델도 신뢰도 높은 중견 배우 중심에서 2040세대 고객들 사이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인물 위주로 발탁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익숙한 광고모델 대신 새로운 인물 기용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0·0·0 이벤트’ 광고 누적 합산 조회 수는 185만회를 넘어섰다. 지난 1일 대신증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을 공개한 이후 열흘 만의 성과다.

‘0·0·0 이벤트’는 대신증권의 신용융자 거래이자 0원·국내 및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 0원 이벤트다. 대신증권은 동물훈련사 강형욱을 비롯해 야구선수 이대호, 만화가 김풍을 해당 이벤트의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이들의 직업적 특성을 살려 각각 ‘물리지 않는 남자 강형욱’, ‘단타, 장타 레전드 이대호’, ‘물타기 GOAT 김풍’ 등을 콘셉트로 주식 시장과 연결시켜 총 3가지 버전의 광고를 제작했다. 앞서 언급한 광고는 3가지 버전 중 강형욱 버전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벤트 홍보를 목적으로 색다른 콘셉트로 광고를 제작했는데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어 이들이 저렴한 거래비용으로 성공적인 투자활동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찬혁·주우재 등 MZ 대표 아이콘 활용

앞서 지난해 KB증권은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깨비증권’이라는 브랜드 닉네임을 만들고 가수 악동뮤지션 멤버인 이찬혁을 모델로 전격 발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KB증권은 각종 TV광고는 물론 서울 여의도역을 비롯한 주요 지하철역에 이찬혁을 내세운 ‘깨비증권’ 옥외광고를 설치해 KB증권과 ‘깨비증권’이라는 닉네임의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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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이 지난 6월 광고모델 주우재와 진행한 ‘자산이 알파만파’ 캠페인 광고. 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역시 자사 광고모델인 모델 주우재를 내세워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스크린도어에는 모델 주우재를 활용한 옥외광고를 설치했다. 신한투자증권 MTS인 신한알파 3.0 앱을 통한 미국 주식 거래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핑계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영상 광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핑계고 30초 광고 영상은 이날 기준 누적 조회 수 600만회를 돌파했다.

◇ 신규 주식 투자 고객 확보 경쟁 치열

증권사들의 광고 마케팅 방식이 젊어지고 있는 데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젊은 층의 주식 투자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신규 유입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보수적인 증권사 이미지보다 젊고 친숙한 이미지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잘파세대 금융인식 및 거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잘파세대 77.7%가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매일 앱테크를 활용하는 경우는 절반이 넘는 51.5%에 달했다.

이처럼 MZ세대는 물론 잘파세대(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의 합성어)로까지 주식 투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한번 가입하면 다른 증권사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들을 확보하는 게 증권사 입장에서는 중요하다"며 "주식 시장에 새롭게 유입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고 이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광고모델도 MZ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서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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