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대상 1주택자 17만 가구 증가, 그중 80%가 서울에 집중
전문가 “초고령사회, 고령층 매물 늘 것”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3구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17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된 이후 강남 3구·한강 인접 자치구와 그 외 자치구들 간 자산 양극화 경향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69%로 현실화율을 동결하고 시세만 반영한 결과임에도 강남(24.7%)·한강 인접 자치구(23.13%)가 서울 평균(18.67%)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자치구 상승률은 6.93%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주택시장 현장을 취재한 결과, 서울 강남과 한강벨트 등 보유세 부담이 높은 지역 위주로 주택 보유자들의 셈범이 바빠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주택자들은 버틴다는 분위기지만 고령 1주택자는 세금 부담에 매물을 내놓는 모양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주택 가액이 높을수록 컸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9억 이상 주택의 변동률은 20% 이상이다. 가액대별로 9~12억 원(20.9%), 12~15억 원(25.38%), 15~30억 원(26.63%), 30억 원 초과(28.59%) 변동률을 보였다. 6~9억 원대는 12.7%, 6억 원 이하 공동주택은 는 한 자리수 변동률이다.
공시가격 변동률에 따라 10억 원대 이상 공동주택 단지 위주로 세 부담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강남 3구·한강 인접 자치구는 주요 단지별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40~50% 증가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의 경우 지난해 1858만 원이었던 보유세가 올해 2919만 원이 돼 전년대비 57.1% 상승했다.
종부세 대상이 아닌 그 외 자치구는 공시가격이 5% 내외로 상승한 만큼 보유세 역시 한 자리 수 상승률을 보였다.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 현대아파트의 재산세는 지난해 62만 원이었지만 올해 66만 원으로 5.1% 상승했다.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된 1세대 1주택 가구는 전년대비 16만9364가구 증가했다. 그중 서울이 13만4531가구로 80%를 차지한다.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강남3구의 경우 올해 종부세 대상 주택 수는 송파구(7만5902가구, 33%↑), 강남구(9만9372가구, 18%↑), 서초구(6만9773가구, 15%↑) 순서로 증가율을 보였다.
한강 인접 자치구 중 마포구와 성동구에서 종부세 대상이 되는 1세대 1주택자가 크게 늘었다. 성동구는 올해 2만5839가구가 새롭게 종부세 대상이 됐으며 이는 전년대비 147% 상승한 결과다. 마포구는 전년대비 140% 상승해 2만1244가구가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됐다.
시장에선 급등한 공시가격에 놀라는 분위기다. 성동구 행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유세 오르는 속도가 무섭다"며 “은퇴한 1주택자 분들이 보유세 때문에 다시 일해야겠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 성동구 서울숲 리버뷰 자이의 보유세는 475만 원으로 전년대비 54.6% 올랐다.
급매가 많지는 않지만 현금 융통이 어려운 고령 1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모양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은 실거래가 보다 높게 받기 위해 가격을 많이 낮추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급매로 나오는 매물들은 은퇴한 1주택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많이 올라 매수자들도 급매가 아니면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들은 버틴다는 분위기다. 2주택자라는 A씨는 “본인 한 채, 배우자 한 채는 상속까지 갈 것"이라며 “상속세 내나 양도세 내나 똑같다"고 말했다. 지금 서울 집을 팔면 다시는 그 집을 못살 것이라는 불안감이 지배적이다.
다주택자 중에서도 지방에서 임대 사업을 하는 B씨는 매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에는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샷시도 새로 해주고, 전부 수리를 해주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선 “아직까진 버틸만 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세제개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명 정부의 공시가격 로드맵이 현실화되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순차적으로 인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목표를 도입하여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상향하려 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 해당 로드맵을 사실상 폐기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세제 손질이 예상된다. 다만 이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언급했고, 홍익표 정무수석 역시 보유세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한 만큼 시차는 있을 예정이다.
월세로 임대를 놓고있는 다주택자 C씨는 “보유세가 올라가는 만큼 월세로 보충하겠다"고 말했다. 세금이 높아지면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일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보유세 상승에 고령층이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초고령사회에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자들이 보유세 증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매물 출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가 주택 규모나 금액을 줄이고 있다"며 “보유세 인상 뿐만 아니라 고가 1주택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축소나 전세 임대 시 간주 임대료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