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없는 사실 만들 수 없어…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12 14:32

"조폭, 불법사채업자에게 100억원 내라할 만큼 어리석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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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12일 검찰에 2차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이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며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5분경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기 전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 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다"라며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그렇게 주제를 바꿔가며 수백 번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을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이 권력을 맡긴 이유는 더 나은 국민들의 삶을 도모하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지, ‘내가 국가다’라는 생각으로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 제거나 폭력적 지배를 하기 위한 수단이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아시아의 발칸으로 변해가는 한반도의 평화위기를 방치하지 말아달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더욱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조사를 위해 검찰 내부로 향했다.

이날 이 대표의 출석은 검찰과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합의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이 이 대표에게 재출석 요구를 했을 때 이 대표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 투쟁이 계속되면서 그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검찰이 이 대표가 12일 소환 조사에 불참석할 경우 추가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전망이 나오자 재출석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대표가 출석을 선택한 것은 단식을 이유로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오해를 없애고 검찰의 ‘강압 소환’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추석 전 이 대표 2차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 국회 본회의는 21일과 25일로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 체포안이 국회에 제출된다면 21일 체포동의안이 보고된 뒤 25일 본회의에서 표결될 것으로 점쳐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표결은 72시간 내에 처리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빅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한 본회의가 18일 예정돼 이 대표 체포안의 국회 보고 및 처리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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