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150엔 성큼…당국 개입·금융회의 결과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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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150엔’를 코앞에 두자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금융당국의 직접 시장개입 가능성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달러당 최대 148.46엔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엔화 환율 급등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 인하 개시 시점을 늦추며 ‘고금리 장기화’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0.745%까지 올라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미 10년물 국채금리 또한 4.44%로 급등했다.

이에 일본은행이 22일까지 열리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 개최된 직전 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 목표를 0.5%로 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1%까지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달 초순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단기금리를 -0.1%로 운영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 시기에 대해 "현재는 도저히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금융완화를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는 임금 상승을 동반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확신하는 단계가 되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일본은행이 이르면 연내 마이너스 단기금리 해제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금융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시장에는 금융정책의 큰 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면서도 "추가 수정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이 이번 회의에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 금융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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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사진=로이터/연합)

이런 가운데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 코앞까지 오르자 트레이더들은 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세는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엔화는 시장개입 가능성에 지지받고 있는 동시에 미일 금리차에 의해 짓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19일(현지시간)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라면 일본의 시장개입이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니코 자산관리의 존 베일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옐런 장관의 이런 발언에도 엔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일본 재무성은 엔화 환율이 150엔을 찍으면 대규모로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NBC 파이낸셜 마켓의 데이비드 루 이사는 "개입 기대감으로 엔화에 대한 롱 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포지션이 철회될 경우 엔화 약세가 가팔라져 당국의 개입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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