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결정·野 원내대표 선거 같은 날…추석 전 결판, 밥상 민심 위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3 08:08
이재명 대표의 빈자리 바라보는 박광온 원내대표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빈자리를 바라보던 박광온 원내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 선거가 이재명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과 같은 오는 26일로 예정됐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1승을 챙긴 비명계와 이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맹비난하는 친명계 간 권력 다툼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사실상 결정되는 셈이다.

특히 일정이 추석 연휴 직전과 맞물리면서 이와 관련한 여론도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5선 변재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이는 앞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지난 21일 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전격 사퇴한 데 따른 선거다.

선관위원인 한준호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첫 회의 후 "선거 일시는 26일 화요일 오후 2시"라며 "바로 선거 공고를 하고 오늘부터 일요일(24일)까지 후보자 등록 접수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선 투표도 존재하고, 혹시 1인 후보가 나오면 무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일정은 이 대표 영장 심사가 시작되는 오전 10시 보다 4시간가량 늦다. 다만 법원이 이 대표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당일 저녁이나 27일 새벽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와 법원 판단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도 움츠러드는 기색 없이 비명계를 응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며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명계가) 끊임없이 이재명 대표를 흔들겠지만 ‘이재명 지도부’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 대표 곁을 지키겠다"며 "누구 좋으라고,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밖에도 박찬대 최고위원 "배신과 협잡의 구태 정치에 당원과 국민이 분노한다", 서은숙 최고위원 역시 "배신자, 독재 부역자들은 암적 존재" 등 비난 수위는 정부·여당을 향한 것보다 거셌다.

반대로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 리더십 치명타를 계기로 친명계 지도부 체제의 당위성을 공격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이원욱 의원은YTN 라디오에서 "책임져야 될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 지도부"라며 "박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했으면 총사퇴가 되는 게 맞다"고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지금 지도부는 초선 의원도 많고 한목소리로 돼 있다. 여러 의견을 모아낼 수 있고 정치 경험이 많은 중진 의원 협의체라도 만들자"라며 "전화위복의 리더십을 현재의 공식 지도부 말고 다른 중진 의원들과 모색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특히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로 이른바 ‘숫자 싸움’에서도 친명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제가 볼 때는 40명 더하기 40명, 한 80명 가까이는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잠재적인 바닥에 이재명 대표가 영장심사를 곧바로 받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부결 표를 던지지 않은 40명 뿐 아니라, 가결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이유로 부결 표를 던진 의원들도 4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의원 계산이 정확하다는 전제 하에 이 대표 구속영장 실질심사 진행이 중립 의원들을 흔들게 된다면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명계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비명계로 꼽혔던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범계·김두관 의원 등 친명계 후보군과의 다자구도에서 과반으로 당선된 바 있다.

만일 이 대표가 법정 구속되고 비명계가 원내대표를 가져온다면, 이 대표 및 친명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친명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이른바 ‘축출의 칼날’이 비명계를 덮칠 수도 있다.

이밖에 이 대표 구속 및 친명 원내대표 선출, 이 대표 영장 기각 및 비명 원내대표 선출 등 시나리오에 따라 당내 역학 관계가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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