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반도체 등 IT·에너지 기업 실적 악화…외부 충격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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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국내 대기업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이 미국 기업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대 비금융 기업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총 100대 비금융 기업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25일 밝혔다.
미국 100대 기업의 올 상반기 총 매출은 3조8720억달러(약 5174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반면 한국(7463억달러·약 997조4000억원)의 경우 같은 기간 0.3% 증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차이가 극명했다. 미국 100대 기업은 6643억달러(약 887조8000억원)에서 6385억달러(약 853조3000억원)로 3.9% 감소했다. 한국은 678억달러(약 90조6000억원)에서 248억달러(33조1000억원)로 63.4% 하락했다. 감소폭이 16배에 달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미국 100대 기업은 3.2% 개선됐지만 한국은 68.0% 급감했다.
한경협은 반도체 등 IT 기업과 에너지 기업의 실적 악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미국 IT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4.8% 줄었다. 한국은 21.5%·113.0% 감소했다. 특히 애플의 매출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4.2%·10.0%·9.2% 하락한 데 반해 삼성전자는 21.5%·95.4%·86.9% 축소됐다. 메타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9%·9.8% 늘었다. 카카오는 매출은 7.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4.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감소 폭은 메타 4.6%, 카카오 90.3%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 기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 가량 감소했으나 한국은 82.0%·100.6% 급감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미국에 비해 한국 대기업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