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매출 60% 상실 위기
저축은행 다음 큰 증권사 책임 커져...실적은 성장 중
'엠플러스' 대체 MTS 연내 출시...리테일 강화 노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상상인증권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최근 저축은행 자회사들에 대한 상상인그룹의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으로, 이익 기여도 면에서 그 다음가는 위치에 있던 상상인증권의 성장이 꼭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상상인증권은 연내 출시될 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발전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상상인그룹에 대한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의결했다. 이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받은 징계 조치 확정 후,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을 이행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현재 두 저축은행은 상상인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상인그룹의 지분 23.44%는 유 대표가 최대 주주로써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상상인그룹은 두 저축은행의 보유 지분 중 최소 90%를 내년 4월 4일까지 처분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호세력으로의 지분양도, 불복 절차 진행 등 상상인그룹의 대응에 대한 여러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결국 상상인의 실적에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 계열사에서 나오는 매출은 3002억원으로, 상상인그룹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던 핵심 자회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또 다른 금융업 계열사 상상인증권의 입지가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770억원의 매출로 저축은행에 이어 그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금융업 외 정보통신, 조선, 전산프로그램 운용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상상인그룹으로써는 자금조달을 위해서라도 증권 자회사의 활약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상상인증권은 지난 2019년 출범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는데, 2020년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최초 흑자전환한 후 2021년 138억원을 거뒀다. 그러다 작년에는 -8억원으로 다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73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다시금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현재 상상인증권이 중점을 둘 사업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리테일이다. 올해 들어 증시 거래대금이 많이 회복됐고 테마주 열풍에 의한 투자 잠재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행 운영 중인 MTS ‘엠플러스’를 대체할 새로운 MTS를 내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상상인증권의 새 MTS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올해 1월부터 개발이 진행 중이다. 기존 MTS와의 차별점으로는 친근하고 간편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 24시간 해외주식 거래지원, 인공지능(AI) 기반 해외주식 투자정보 제공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상상인증권은 올해 부임한 임태중 각자 대표 지휘 하에 투자금융(IB)·FICC(채권·외환·상품) 부서 강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MTS 출시로 디지털 기반 리테일 부문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