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급등에 연준 '금리 동결' 촉각…9월 CPI 분수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0 11:14
USA-FED/ETHICS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하는 주장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미 국채수익률 급등으로 긴축된 금융 여건이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릴 수 있고 내년 말 금리도 5% 이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미 국채금리는 위주로 급등세를 탔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주 16년 만 최고치인 4.8%를 넘어 9월 FOMC 회의 이후 40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채금리 급등은 연준의 긴축 효과가 있다는 관측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미 국채수익률 상승은 기업과 소비자들의 금융 비용을 높이고 있어 연준의 추가 행동 없이 경기를 둔화시키고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 주요 인사들도 향후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미 댈러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 급등이 경제를 추가로 제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연준은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필요한지 평가하는 데 있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도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여건의 긴축을 인식하고 향후 통화정책을 평가할 때 이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에서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고금리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우리 대신 경제를 냉각시켜준다"며 "추가로 긴축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건 총재는 이어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기간 프리미엄이 오른 다는 것은 연방기금금리(FFR)가 동일하더라도 금리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기간 프리미엄은 채권 만기까지 보유하는 위험을 감안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금리다. 국채수익률은 국채 금리 전망치와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결정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지난 5일 "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향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BNP 파리바의 옐레나 슐야트예바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갑작스레 시장이 연준 대신 더러운 일들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매파를 포함해 대다수의 정책입안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내트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류 브레너 국제 채권 총괄은 "제퍼슨 부의장의 이런 발언은 연준이 동결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물론 고금리 상황이 경제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점을 연준이 고려해야 할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은 실질금리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마침내 인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공식적으로 중단할 준비가 안됐다"고 짚었다. 실제 제퍼슨 부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추가 디스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노동시장은 아직도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9월 CPI가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6%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8월 CPI 상승률(0.6%·3.7%)보다 둔화한 수치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9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4.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역시 전월과 같거나 살짝 둔화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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