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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
은행권은 이런 건전성 지표 관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가계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이 계속 오를 것을 우려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지난 1∼9월 3조2201억원어치의 부실 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5406억원)의 2배 이상일 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 규모(2조2711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한다. 이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식으로 처리한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있다. 매각은 주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올해 3분기만 보면 1조73억원어치 부실채권이 상·매각됐다. 2분기(1조356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지난해 3분기(5501억원)의 1.83배에 이른다.
대규모 상·매각이 이뤄지면 그만큼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어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8월 말보다 4조9000억원, 2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증가 폭은 한 달 새 2조원, 3조7000억원이 각각 줄었는데 주요 원인으로 대규모 부실채권 상·매각이 꼽힌다.
분기 말 대규모 ‘부실 채권 털어내기’로 9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한 달 새 다소 낮아졌다. 단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1%(가계대출 0.27%·기업대출 0.34%)로 나타났다.
전달(평균 0.34%·가계 0.30%·기업 0.37%)보다 0.03%포인트(p) 낮지만, 지난해 9월 말(평균 0.18%·가계 0.16%·기업 0.20%)보다는 0.13%p 높다.
NPL 비율도 한 달 새 평균 0.29%에서 0.26%로 0.03%p 하락했는데, 1년 전(0.21%)과 비교하면 0.05%p 상승했다.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 평균은 0.09%로 전월과 같다.
은행권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 둔화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연체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위험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