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써밋 개봉·상도 푸르지오 등 미분양 대거 발생
천호역 마에스트로 미분양 발생 가능성 높아…분양가 과도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 3200만원…"분양가 상승 제동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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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분양시장에 미계약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호반써밋 개봉 모형도.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미계약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분양만 하면 1순위 마감에 조기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수도권 청약불패만 믿고 고(高)분양가로 분양했다가 날 선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은 전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72가구 공급에 1072명이 몰려 평균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계약까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1순위 때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달 6일 11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2776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25.23대 1을 기록했지만 결국 72가구가 미분양됐다.
미분양 원인은 고분양가가 꼽힌다. 호반써밋 개봉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2914만원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84㎡ 분양가는 9억9860만원이다. 구로구 개봉동 ‘개봉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신축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1억원 이상 비싼 셈이다.
한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잔여 물량에 대한 선착순 계약을 받고 있다. 일반공급으로 401명을 모집했는데 5626명이 몰리며 1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계약이 대거 발생하면서 선착순 계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3963만원이다. 최고가 기준으로는 전용 59㎡ 분양가격이 10억3108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격은 13억9393만원이다. 인근에 위치한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전용 84㎡가 올해 6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4000만원 이상 비싸다. 아울러 촉박한 자금조달 일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는 내년 3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 단지로 계약후 6개월안에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마련해야 한다.
강동구 ‘강동 중앙 하이츠시티’ 역시 9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 7월 36가구를 분양했지만 본계약 시 15가구, 1차 무순위 청약 시 2가구 소진에 그친 것이다. 강동 중앙 하이츠시티가 10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라는 점과 전용 49㎡형 최고 분양가(8억6330만원)가 인근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같은 평형(8억8100만원)과 비슷하게 책정됐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4일 1순위, 25일 2순위 청약을 받는 천호역 마에스트로는 고분양가로 미분양이 점쳐진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2층, 2개 동, 전용면적 30~55㎡, 77가구 규모로 모두 일반에 분양한다. 전용 55㎡가 12억9800만원으로 면적 대비 분양가가 높은 편이다.
분양만 하면 1순위 마감에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오던 것과는 서울 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면서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분양가가 계속 올라갈지는 미지수"라며 "부동산시장이 완전한 상승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다시 조정이 될 수도 있다. 주변 집값이 올라가지 않으면 분양가만 계속 올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3200만원을 넘어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전월 대비 0.65% 상승한 3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05% 올랐다.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