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전통누룩 사용, 아스파탐 첨가물 없이 제조
단맛·과일향 동시해결…'온지 시리즈' MZ세대 호응
"일부 주류 종가세·특산주 재료 한정 규제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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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중 온지술도가 대표. 사진=온지술도가 |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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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찹쌀, 전통누룩 등 재료만으로 프리미엄 막걸리를 빚어내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온지술도가’가 화제의 스타트업이다.
김만중 온지술도가 대표는 "초밥·참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동안 음식과 어울리는 국내 술이 드물어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만들고자 직접 술 빚기를 배운 것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국산 술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한 만큼, 온지술도가의 막걸리는 옛 조상들이 동동주 등의 단양주를 빚을 때 사용하던 방법으로 제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양주는 물과 쌀, 누룩으로 한 번 빚는 술으로, 이 방법으로 막걸리를 빚으면 쉽게 상한다는 단점이 있어 세 달간의 발효 및 숙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 뒤 프리미엄 막걸리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석 달 간 막걸리로 발효 및 숙성되는 동안 아스파탐 등 첨가물을 따로 넣지 않아도 술에서 달달한 맛과 풍부한 과일향이 만들어진다.
이런 제조 특징이 바로 김 대표가 온지술도가의 술을 ‘프리미엄 막걸리’ 라고 자부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술에서 포도향과 살구향, 복숭아향 등의 다양한 과일 향을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이 어떤 과일을 첨가했냐고 묻는 일이 잦았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기계를 거치면 술이 질감이 거칠어진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으로 직접 짜 와인처럼 부드러운 술을 제조하는 것도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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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술도가의 ‘온지시리즈’ 제품. 사진=온지술도가 |
‘온지’ 막걸리는 전부 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레몬의 경우 향을 살리기 위해 껍질까지 전부 이용하는 만큼 방부제 문제가 있는 수입산 레몬 대신 제주도 레몬을 사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온지’ 막걸리 중 레몬과 쑥 제품이 현재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막걸리를 칵테일로 만들어 하이볼로 즐길 수 있도록 ‘온지’ 막걸리를 이용한 술을 판매하는 요리주점도 생겼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또한, 온지술도가는 매달 누룩을 각기 다른 맛으로 새롭게 빚어 제조한 약주인 ‘월간 온지’ 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반응이 좋은 제품을 선별해 내년 중에 정식 상품화한다는 목표로, 현재까지 선보인 제품은 모두 매진이 됐을 만큼 인기가 좋다는 설명이다.
이에 힘입어 온지술도가의 매출은 올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온지술도가는 새로운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신상품으로 조상들이 여름을 이기기 위해 마셔온 과하주와 깔끔한 맛의 증류주를 겨울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과하주는 흔히 알려진 술 중 달달한 포트와인과 유사한 술으로, 김 대표는 크게 달지 않은 과하주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깊고 깔끔한 맛에 중점을 둔 증류주도 42도와 64도로 도수를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요식업에 뛰어든 지 올해가 16년째라는 김 대표는 "와인시장 규모가 2조원 이상인 반면, 국내 주류시장은 지난해 1620억원을 조금 넘었다"며 좁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와인과 위스키 시장을 국내 술로 공략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국내 막걸리시장은 저렴한 술 위주로 유통되고 있지만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고급 막걸리 개발과 판매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프리미엄 막걸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시장 확대가 쉽지 않고, 상대적 고급 주류인 약주나 증류주의 경우 양이 아닌 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로 주세가 부과돼 고급화될수록 세금과 판매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또한, 지역 특산주는 사용 가능한 재료가 인접 지역 재료로 한정돼있고 위스키와 꼬냑 등의 술은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정부에서 지역특산주로 선별하지 않는다는 제약이 있어 국내 술 업계의 발전이 어렵다고 김 대표는 토로했다.
김만중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프리미엄 국산 술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현재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넘어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는 전통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ky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