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승부, 이들 공천에 달렸다…與 나경원·이준석 野 이상민·설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25 17:00
나경원-side

▲(왼쪽부터)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설훈 의원.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오세영 기자]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승부는 여야 비주류 대표 인물 공천 여부가 가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대표 인물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설훈 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은 각 당 주류의 구심점인 윤석열 대통령 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불편한 관계이거나 비주류로 알려져 있지만 격전지나 특정세대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들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공천여부는 개인의 정치인생을 떠나 각 당의 선거 전략과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만만찮은 대중 인지도, 세대 대변 상징, 계층 또는 지역 대표성 이미지 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공천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 당 주류측에선 비주류인 이들을 내치고 싶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아 고민이라는 뜻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수도권 위기론을 돌파할 인물로 나 전 의원이, 2030세대를 공략할 인물로 이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들의 공천 여부가 불투명하다. 민주당의 경우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충청권에서 지지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 국민의힘의 수도권 탈환을 저지할 설 의원 공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 국민의힘, ‘수도권 중진’ 나경원·‘2030 결집’ 이준석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공천 여부가 관심이다. 나 전 의원의 경우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위기론’과 ‘중진 역할론’이 불거지면서 존재감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의 경우 2030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나 전 의원은 올해 초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전후로 윤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가 돼버렸다. 윤 정부 들어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했지만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끝에 해임됐다.

이후 당대표 출마 과정에서도 친윤석열(친윤)계와 불화가 잇따르면서 결국 당대표 출마를 포기한 뒤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국회에) 들어가서 대한민국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본령의 역할을 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출마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지역 3선을 포함 총 4선을 한 중진의원이자 당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보수정당의 보물’이라고도 불린다.

나 전 의원은 17대 비례대표로 입성해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당선됐다. 19대에서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해 당선, 이후 20대에도 동일 지역구에서 배지를 달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당을 이끌면서 윤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지만 대선 이전부터 윤 대통령 또는 그 측근들과 잇달아 불화를 낳았다. 최근 이 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이후 "지금 가방 뼈아픈 것은 지난 1년 반의 집권을 통해 지난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니다"라고 정면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가 당과 갈라서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견해들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비주류를 포용 범위에 대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 전 대표의 경우 보수정당에서 처음으로 ‘0선·30대’ 당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원내 경험이 없고 만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보수 거대당의 대표를 맡으면서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약한 ‘이대남(20대 남성)’들은 물론 30대 남성까지 모이기 시작하면서 2030세대 결집력이 증명되기도 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나 전 의원의 경우 당 대표 출마를 포기했고 윤석열 대통령·국민의힘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나 전 의원만큼 경쟁력이 있거나 인지도가 되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공천의 불이익을 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 본인의 역할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민주당, 지역기반 다진 5선 중진 이상민·설훈


민주당에서는 지역 지지 기반이 탄탄한 이상민·설훈 의원의 공천 여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의원은 당 내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될 정도로 지역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2004년인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21대까지 내리 대전 유성을 지역구에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설 의원 역시 2012년인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 경기 부천 을 지역구에 당선돼 현재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려왔다.

두 의원은 서민·약자를 대변하거나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부분에서 대중의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들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통해 ‘민주당표 홍준표’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충청권이나 경기지역은 야당이 집권당과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해당 지역 무소속 출마는 두고두고 공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래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하자 이에 불복해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 을 지역구에 출마해 원내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비이재명(비명)계의 탈당보다는 경선 물갈이가 더 현실적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실제로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는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는 분위기로 ‘자객 공천’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 가결파 30명 의원들은 사실상 ‘독 안에 든 쥐’ 신세다. 이재명 대표는 리더십을 완벽하게 회복했고 내년에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쥐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이 대표는 가급적 통합을 내세우겠지만 공천 때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지역구를 유지했던 중진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나갈 가능성도 있지만 정치적인 상황을 봐야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대표가 무소속이나 신당 등 다른 결정을 하게 되면 민주당에 의원들도 그에 영향을 받아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진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무소속인 분들은 부동층과 연계가 되어야 하는데 부동층이 30% 미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부동층보다 조금 높기 때문에 부동층의 표를 모두 가져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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