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영평사격장 사격 중단하라"…민간차량 피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26 20:55
백영현 포천시장

▲백영현 포천시장. 사진제공=포천시

군 소총탄 민간차량 피탄 공동입장문 발표

▲군 소총탄 민간차량 피탄 민관 공동입장문 발표. 사진제공=포천시

[포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10월24일 오후 6시20분경 이동 중이던 민간 차량 앞 유리에 군 소총탄이 날아들었다. 당시 인근 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이하 영평사격장)에서 미군 소총사격 훈련이 시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포천시는 이에 따라 26일 백영현 포천시장, 서과석 포천시의회 의장, 강태일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장 등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특히 해당 사고는 단순 훈련 사격에 의한 사고가 아니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살인미수로까지 볼 수 있는 심각한 사항으로 보고 심도 있는 대책 논의를 진행했다.

또한 포천시와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5시 영평사격장 정문 앞에서 사고 발생에 대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영평사격장 사격을 중지하고, 안전대책 마련을 건의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범시민대책위원회 주관 시민 집회를 진행했다. 공동 입장문은 영평사격장 갈등관리협의회를 긴급 개최해 국방부 차원에서 주민설명회 개최 및 향후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강력히 요구했다.

포천시는 향후 국방부와 미8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등 관련기관을 방문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보상, 사격장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할 계획이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집회에서 "포천시민은 국가안보 최전선에서 모든 피해를 감내해왔다"며 "계속된 훈련으로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 사격장 폐쇄 등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 소총탄 피탄 민간차량

▲군 소총탄 피탄 민간차량. 사진제공=포천시

다음은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포천시-포천시의회가 26일 발표한 포천시 사격장 주변 피해방지 촉구 공동 입장문 전문이다.

지난 10월24일 18시 20분경, 로드리게스 사격장 소총사격훈련으로 인해 영중면 43번 국도를 달리던 민간인 차량 앞 유리에 탄두가 박히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 자리에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 있었다면 불구가 되거나 즉사까지 할 뻔한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12월에도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날아온 도비탄으로 인해 불무산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유탄-도비탄으로 발생한 피해가 확인된 건만 28여건에 달하는 상황이다. 인근 논밭으로 떨어지는 횟수까지 따진다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포천시민은 사격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진동 피해뿐만 아니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유탄-도비탄 피해까지도 감내하며 국가안보가 우선이라는 애국심에 지난 70여년간을 인내해 왔다.

포천시 민간차량 피탄사고 긴급 대책회의 개최

▲포천시 26일 민간차량 피탄사고 긴급 대책회의 개최. 사진제공=포천시

포천시는 휴전선과 인접한 통일조국 중심지이자 국가안보 요충지로 시 전체 면적의 24%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은 차치하더라도, 주한미군 최대 훈련장인 영평 로드리게스 사격장, 동양 최대 규모의 승진훈련장, 다락대훈련장 등 대규모 훈련장이 포천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러한 대규모 사격장에서 매일같이 엄청난 화력의 사격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사격훈련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민가로 날아오는 유탄-도비탄 등으로 인해 사격장 주변지역 주민은 불안감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을 개선해보고자 저희 대책위원회에서는 로드리게스 사격장 후문에서 3,000일 가까이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수차례 안전 및 피해방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고, 국방부차관 주재로 ‘영평사격장 갈등관리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그때만 재발 방지와 철저한 안전대책 마련을 약속할 뿐이고 현실적인 피해방지대책은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제대로 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국민안전이 완전히 무시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사격훈련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리 포천시사격장범시민대책위원회와 포천시, 포천시의회는 해당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군 소총탄 민간차량 피탄 총력대응 집회현장

▲군 소총탄 민간차량 피탄 총력대응 집회현장. 사진제공=포천시

첫째, 이번 사고의 명확한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영평사격장 내 모든 사격 중지를 요청한다.

둘째, 정부 차원의 ‘영평사격장 갈등관리협의회’를 긴급 개최해줄 것을 요구한다. 향후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국방부, 미8군 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등 관련기관으로 이루어진 정부 차원의 피해대책 추진단을 구성하여 철저한 진상조사와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한다.

셋째, 포천시민의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로드리게스 훈련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3년 10월 26일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 포천시, 포천시의회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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