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성장' 돋보인 하나금융...비은행 정조준한 함영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29 11:55

3분기 누적 순이익 3兆 육박, 사상 최대 실적

비이자이익도 사상 최대...이자익 성장 둔화 방어



비은행 선택과 집중, 캐피탈-에프앤아이 자본확충

"자본 효율성, 성장성, 수익성 고려해 M&A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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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도 대출 성장과 비이자이익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통상 금융지주가 최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거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탄탄해야 하는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러한 공식을 깨고 하나금융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닦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에 자본 확충을 결정한 만큼 향후 그룹의 전체 영업력과 이익 수준은 더욱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9779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4.2%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년 전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KB금융(4조3704억원·8.2%↑)과 하나금융이 유일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조218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비이자이익 선전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올렸다.

3분기 누적 충당금 규모는 총 1조2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이 기간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 1조3825억원, 매매평가익 7876억원을 포함해 총 1조6964억원이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5.5% 증가한 수치이자 지주사 설립 후 3분기 누적 최대 실적이다.

이 기간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1.9% 증가한 6조7648억원에 그쳤다. 여신 수수료 및 신탁, 퇴직연금, 운용리스 등을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 둔화를 방어한 셈이다.

통상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격차에 따른 이익)에서 벌어들이는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손쉬운 영업행위로 간주되는 측면이 있는데, 하나금융은 오히려 비이자이익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질적, 양적으로 견고한 펀더멘털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함영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금융의 자신감은 비은행 강화 전략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2021년 말 32.9%에서 2022년 18.9%,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2.8%로 하락세다. 그러나 그룹 인수합병(M&A)을 지휘하는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의 비은행을 끌어올리기 위해 성급하게 M&A를 추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2개월간에 실사 과정을 거친 끝에 결국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은 인수 후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KDB생명을 품지 않고,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영업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나금융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하나캐피탈 주식 433만7830주를 2000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하나에프앤아이 주식 2211만7776주를 1496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최근 고금리, 경기부진으로 부실채권(NPL)이 급증한 만큼 하나에프앤아이의 자본을 확충해 내년에 원활한 영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캐피탈의 경우 캐피탈사 전반적으로 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지만, 사전에 자본을 늘려 향후 우량자산 확보 기회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하나금융은 현재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다. 양재혁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연금보장, 자산운용, 자본시장에서 열위한 면이 있어 M&A를 고려하고 있다"며 "M&A는 자본 효율성, 자체 성장성,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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