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점 대비 30% 급락 ‘속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0 15:13

노도강 하락률 모두 서울평균보다 높아…도봉구 하락률 서울 내 2위



5분위 배율 4.87로 2018년 이후 최고…서울 양극화 심화 신호



전문가 "구매여력 줄고 가격 간극 커…양극화 심화 당분간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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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에서 고점 대비 집값이 큰 폭 떨어진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며 아파트 시장이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고점 대비 집값이 크게 떨어진 거래가 목격돼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7% 올라 전주(0.09%)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최근 주간 변동률을 보면 0.12%→0.10%→0.10%→0.07%→0.09%→0.07%로 상승폭이 축소와 확대를 반복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숨고르기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노도강에서는 눈에 띄는 하락세가 목격되고 있다.

노원구(-3.32%)·도봉구(-6.12%)·강북구(-5.24%) 아파트 매매가격은 모두 올해 들어 서울 평균(-2.54%)보다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도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6.83%) 다음으로 하락률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노도강의 하락세가 눈에 띄는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본격화되고 금리 상승 등으로 구매자들의 자금 여력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영향은 실제 거래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2021년 8월 최고가(10억3000만원)보다 3억3500만원 저렴한 6억9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약 2년 만에 32.5% 이상 하락했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아파트’ 전용면적 63㎡는 지난 20일 3억5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1년 7월 최고가(5억1500만원) 대비 하락률이 31%에 달했다.

도봉구 쌍문동 ‘삼익세라믹’ 전용면적 58㎡는 지난 23일 3억82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2021년 8월 최고가(5억9000만원) 대비 약 35.25% 하락했다.

이처럼 노도강을 포함한 강북권에서 큰 폭의 하락거래가 속출하자, 서울 내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는 5년여 만에 최대치로 벌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24억5482만원이었으며 하위 20%(1분위)는 5억398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4.87이었으며 이는 2018년 9월(5.01) 이후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는 올해 평균 매매가격 하락폭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5억4214만원에서 이달 5억398만원으로 7.03% 떨어진 반면, 고가 아파트는 같은 기간 24억7671억원에서 24억5482만원으로 0.8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양극화 심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노도강 아파트값 하락은 특례보금자리론 축소로 인해 수요자들의 구매 여력이 줄어들고, 매도가격과 매수가격 간의 간극이 커지면서 매수 세력들이 기다리는 전략을 택한 것의 영향"이라며 "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며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고금리 및 글로벌 경제위기 등 위험 요소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양극화 심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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