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자객 공천' 우려…"이 대표 체제 공정하지 않다는 불신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원외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비이재명(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공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성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강 총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을 거치고, 지난 대선 때는 당시 이재명 후보 비서실에 몸담았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고향인 강원 강릉 출마를 준비하다 최근 서울 은평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평을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경기복지재단 대표를 지낸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해철 의원 지역구(경기 안산상록갑)에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김종민 의원 지역구(충남 논산계룡금산)에 황명선 전 논산시장, 윤영찬 의원 지역구(경기 성남중원)에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상민 의원 지역구(대전 유성을)에는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각각 도전장을 냈다.
이 대표가 지난 8월 대거 특별보좌역으로 임명한 인사들도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기로 했다.
박균택·김문수·정진욱 특보는 각각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윤영덕 의원(광주 동남갑)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원외 인사뿐 아니라 김의겸·양이원영 의원 등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들도 일찌감치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 김 의원과 양이 의원은 각각 비명계인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 양기대 의원(경기 광명을)과 대결하게 될 전망이다.
친명계 인사들의 행보에 비명계에선 ‘자객 공천’을 우려하며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 체제가 갖는 중대한 한계나 결함 때문에 앞으로 있을 공천이나 당무에서 공정하지 못한 처사가 많을 것이라는 불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 성향의 유튜버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깎아내리며 경쟁자인 친명 인사들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도 비명계는 주시하고 있다.
약 8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새날’은 지난 28일 송갑석 의원의 공약을 평가절하하는 영상을 올렸다.
친명계는 ‘시스템 공천’ 체계가 갖춰져 있는 만큼 ‘비명 솎아내기’를 위한 불공정한 공천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을 친명(조정식 사무총장)이 아닌 인사로 바꿔야 한다는 비명계 주장에도 당 지도부는 선을 긋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조정식 사무총장이 관례대로 총선기획단장을 맡는 것에 비명계가 공천 파동을 우려한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분(비명계)들의 주장인데 대세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정치적으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로 당 내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대립으로 내홍이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BBS 라디오에서 "현재 민주당의 최대 혁신은 단결"이라며 "말로도 통합, 행동도 통합이 돼야지 말은 통합이고, 행동은 분열로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