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장기금리 1% 초과 용인…엔화 환율은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31 13:29
일본은행

▲일본은행(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개월 만에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다시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31일까지 이틀날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의 변동 폭 상한선을 1%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왔다.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책이다.

그 이후 지난 7월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동결하되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올렸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했고,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한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인 0.955%까지 올랐다.

그러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회의 결과 이후 다시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기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0.16엔을 기록,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을 다시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148.8엔까지 하락하는 등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회의 결과에 앞서 일본은행이 장기금리가 상한인 1%를 초과하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들의 보도가 나오면서다.

그러나 회의 결과에서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추가적인 조정이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이 이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기조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싱가포르은행의 모 시옹 심 환율 전략가는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지만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조정 측면에서는 더 과감한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엔화 환율이 더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소니 파이낸셜 그룹의 모리모토 준타로 선임 환율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최대 152엔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공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의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2023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직전인 지난 7월 기존 전망치인 2.5%에서 2.8%로 0.3%포인트 올렸다.

2024회계연도는 1.9%에서 2.8%로, 2025회계연도는 1.6%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2023∼2024회계연도 전망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 하는 2%의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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