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값 인상‘ 술꾼들은 울고 하이트진로는 웃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1 16:03

참이슬 6.9%·진로 9.3%·테라 6.8% 등 출고가 인상



증권가 "내년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 25% 인상"



베트남 법인 등 해외시장 신바람… "저가 매수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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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주가가 인상과 함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출고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들. 사진=하이트진로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주식시장에서 ‘김 빠진 맥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하이트진로 주가가 출고가 인상과 함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출고가 인상 전 내년까지 감익이 예상돼 왔지만, 소주와 맥주값 인상과 함께 해외 시장 성장성이 가시화 되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2.35%) 상승한 2만17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연초(2만2500원)부터 9월 27일(1만8890원)까지 16.04% 하락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 가격 인상이 거론되던 지난달에만 1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린 덕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한 달간 하이트진로 주식을 각각 23억, 1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96억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하이트진로 주가는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7월 말부터 약세를 보여왔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매출액 컨센선스(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667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7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감소한 수준이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10월 초 경쟁사인 OB맥주가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하면서다. 원재료와 병 값이 오른 만큼 하이트진로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의 예상과 같이 하이트진로는 전일 ‘참이슬’ 출고가를 6.9%, ‘진로’ 출고가를 9.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 제품이 대상이다. ‘테라’와 ‘켈리’ 등 맥주 가격도 같은 날부터 평균 6.8% 인상한다. 인상 가격 적용 시점은 오는 9일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상으로 하이트진로의 내년 연결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 대비 25% 증가하면서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올해 원가 부담과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이어졌지만, 이번 판가 인상으로 내년 손익은 지난 3년 평균 수준까지 회복 가능할 것"이라며 "차후 다른 제품 판가 인상을 고려했을 때 현 주가는 역사적 밴드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오는 만큼 저가 매수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굳혀나가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을 관측하는 이유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해외 80여 개국에 참이슬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 2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전일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을 운영을 위해 베트남 법인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싱가포르 법인이 1042억원의 현금출자를 통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실적이 본격화 된 만큼 내수 시장서의 한계를 극복해 장기적 성장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연말부터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한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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