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 기준 MMF 잔고 193조원까지 증가
예탁금은 빠지며 증시 자금은 단기부동화
중동발 리스크 작용, 이자 챙기며 눈치보기
▲자료=금융투자협회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과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단기투자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반대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빠르게 감소중이다. 증시 자금이 단기부동화 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MMF 잔고는 192조9164억원으로 집계됐다. MMF 잔고가 190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4월 19일 190조9309억원 이후 약 7개월여만이다. MMF잔고는 지난 10월 30일 192조6171억원으로 190조원을 재돌파한 뒤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인 단기채권이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예금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 상품이다. 하루만 입금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투자자들이 투자 전 보관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MMF는 보유 채권의 가격을 장부가로 평가한다. 즉 수익률 변동성이 크지 않다.
이처럼 MMF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1일 2277.99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 1월 6일(2289.97포인트) 이후로 2200선으로 밀리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빠르게 감소 중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예탁금 잔고는 46조569억원으로 지난 7월 28일 기록한 58조1990억원 대비 12조1420억원이 증발했다.
높은 수익률도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요인 중 하나다. 펀드슈퍼마켓에 따르면 ‘Plus 신종법인용MMF1’의 6개월 수익률은 1.95%다. 1년의 경우 3.9%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또 ‘Plus 신종 개인용 MMF2호 종류 C-p1e(연금저축)’이 1.92%, ‘Plus 신종 개인용 MMF2호 종류 C-e(1.92%), ’신한개인용MMF제2호 S-p‘(1.87%), ’KB 개인용MMFP-1호 S‘(1.87%) 순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시중은행 정기예금 1년 이자율이 3%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높다.
자금의 단기부동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안도심리로 상승세를 나타낸 상태다. 하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만큼, 연준의 움직임으로 시장에 하방압력을 가할 수 있다. 또 시장에 악재와 호재가 혼재중인 점도 아직 방향성을 논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대해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고, 2024년 예산안과 전쟁국 추가 지원안 패키지 규모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 중"이라며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2차전지와 IT 두 업종 동시 반등 필요하지만 2차전지의 경우 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이익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