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선대인 "신한 앞에서 집회하라. 비용 대겠다"
증권가 "연구소 추천종목 주가 빠지자 희생양 찾는 듯"
"검찰 수사 촉구" 주장에 업계 "불법적 리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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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박순혁 작가과 선대인 소장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캡처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와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유는 이들이 분석한 종목에 대한 매도 주문이 신한투자증권 계좌에서 집중된 가운데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해킹 의혹이 신한투자증권 계좌에서 발생했다는 게 그 이유다.
◇ 박순혁·선대인 "신한투자증권 앞에서 집회해달라"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대인 소장은 전날 새벽 유튜브 채널 ‘선대인TV’를 통해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을 통해 선 소장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및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신한투자증권에서 계좌를 가능하면 빼고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까지 모두 해지하면 좋겠다"며 시청자들에게 권유했다. 이어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행동에 고문변호사 비용 등을 대겠다"며 "신한투자증권 앞에서 집회를 하자"고 덧붙였다.
박 작가도 선 소장과 함께한 방송에서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조사와 형사 처벌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5시간이 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을 들은 투자자들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보이콧에 나설 기세다. 박 작가의 팬카페 등에는 지난 방송 내용을 공유하며 신한투자증권 계좌는 물론 은행계좌와 신용카드의 해지 등을 인증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 매도 주문 증권사가 책임질 일?
박 작가와 선 소장은 신한투자증권을 통한 매도 주문으로 자신들이 분석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게 공세에 나서는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신한투자증권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불법 공매도가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작가는 "저희 연구소 종목들이 줄줄이 신한투자증권에 매도 창구 1위 리스트에 올랐다"며 "저희가 소개한 기업들이 줄줄이 이렇게 매물이 나왔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정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도/매수로 주가가 움직이더라도 그것이 해당 증권사의 ‘의지’가 표현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 창구로 주문이 집계된 것은 그 증권사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일 뿐"이라며 "증권사가 해당 종목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증권가 "추천 종목 주가 하락 비난 피해 희생양 찾는 듯"
박 작가와 선 소장이 특정 증권사를 지목해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우려는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이 진행하는 수익사업에 대한 방어 차원의 행동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최근 특정 종목을 분석한 보고서를 정보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용료는 1년간 109만원이다.
이용료를 결제하면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종목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고, 연구소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입장할 수 있다.
상당한 고가의 구독료를 받고 정보를 제공한 종목이 최근 주가 하락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 신한투자증권을 지목한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의구심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박 작가와 선 소장이 최근 특정 회사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변명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주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히려 업계에서는 이들의 유료 보고서 판매와 텔레그램 방 운영이 불법적인 리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이들의 분석을 믿는 투자자라면 최근 이차전지의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여기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대인경제연구소 측은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공매도 정황을 확보했다"며 "우리 연구소의 구독료는 연간 109만원이지만, 월 9만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텔레그램 채널은 구독회원을 위한 부가 서비스로 리딩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고 전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