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말련서 최강 가성비·기술력 갖춘 SK넥실리스 동박 만나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5 12:00

코타키나발루 소재·연산 5만7000t 규모



총 9000억원 투자·외국기업 최장기간 법인세 면제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위치한 SK넥실리스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지난 1일 도착한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1공장에서는 야자수와 에메랄드빛 파도가 만드는 코나키나발루의 풍경 만큼 밝은 색상의 얇은 구리막(동박)을 볼 수 있었다. 동박은 파우치·원통형·각형 타입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집전체에 들어가는 2차전지 핵심소재다.

클린복 착용과 에어샤워 등을 거쳐 들어간 곳에는 60여대의 드럼이 회전하며 동박을 뽑아내고 있었다. SK넥실리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름 3m에 달하는 드럼을 갖춘 제박기를 도입했다.

동박이 감긴 마더롤을 보관소와 슬리팅 머신(SM)으로 옮기는 자율주행차량(AGV)·크레인도 눈에 띄었다. 슬리팅은 최대 8t에 달하는 마더롤을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폭으로 자르는 공정이다. 자동 광학검사로 불량품도 찾는다. 공장 곳곳에서 제품의 결함을 찾는 작업자들도 포착됐다.

8㎛(머리카락 15분의 1 수준) 두께의 동박도 만져봤다. 출하를 위해 패킹되는 제품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완충제와 함께 박스에 담겨 글로벌 고객에게 공급된다.

SK넥실리스는 세계 최초로 4㎛ 두께의 제품을 개발했고 3.5㎛ 제품에 대한 ‘출사표’도 냈다. 동박이 얇을수록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 길이(77㎞) 및 광폭(1400㎜)로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김대중 품질보증팀장은 "동박은 찢어지고 주름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얇고 길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방지할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넥실리스

▲10월말 상업생산을 시작한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신동환 법인장은 "말레이시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의 70~80%, 국내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비용으로 전기를 쓸 수 있어 원가경쟁력 향상에 유리하다"며 "사바주의 경우 태풍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거의 없고 인건비도 국내 대비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 법인장은 "RE100을 위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전력 사용량 저감을 위한 기술도 적용했다"며 "외국기업 중 가장 긴 법인세 면제 기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1공장은 지난달 23일 첫 출하를 필두로 상업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내년 1분기 2공장 완공시 현재 1만4000t 규모인 연간 생산력은 5만7000t으로 늘어난다.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당초 목표(총 5만t)를 변경한 것이다. SK넥실리스는 공장 건설에 총 9000억원을 투입했고 투입 원재료 다변화를 위한 설비도 구축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산 구리를 투입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순도 99% 이상의 구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선은 한국·중동·호주·말레이시아에서 조달한다.

SK넥실리스는 2020년 SKC에 인수되면서 SK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전라북도 정읍에 6공장을 짓는 등 국내 생산력을 늘려왔다.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도 5만7000t급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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