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통시장 30% 소멸…정부지원 지속돼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6 18:02

■ 피플 인터뷰 - 추귀성 서울상인연합회 회장



젊은층 선호 줄고 아파트 전환 등 위기 상황

먹거리 특화, 바가지요금 철폐 등 자구 노력

주말 평균 10만명 방문 광장시장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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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귀성 서울상인연합회 회장. 사진=서울상인연합회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광장시장의 인기 먹거리로 자리 잡은 빈대떡과 떡볶이 등이 유명해지기 전인 지난 2000년대에는 광장시장에 손님이 없었어요. 그러다 전통시장들마다 각자 고유의 먹거리를 육성해 마련하면서 손님들이 늘어나 상권이 살아났죠. 그만큼 먹거리 개발이 전통시장 살리기의 핵심 요소인 셈이죠."

지난 3일 서울 종로 서울상인연합회 본부에서 만난 추귀성 서울상인연합회 회장은 60년 가까이 전통시장에서 잔뼈가 굵어온 ‘시장 전문가’ 답게 소상공인 중심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먼저 얘기했다. 서울상인연합회는 서울지역 165개 전통시장과 상점가 상인들의 권익보호와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다.

추 회장은 "오는 2030년께 들어서면 서울 내 전통시장의 30%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언급하며 전통시장 활성화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대형마트가 치고 들어오는 만큼 젊은 세대 손님들의 전통시장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시장 부지를 부동산으로 전환해 재산화하기 위해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짓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었다.

반면에 추 회장은 대형마트와 차별화되는 전통시장의 경쟁력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은 새벽 3~4시에 도매시장에 가서 직접 상품 선별하는 장을 본 뒤 손질해 박리다매로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만큼 좋은 물건을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에 여전히 전통시장의 손님이 끊기지 않는다는 자부심이었다.

또한, 과거에는 전통시장의 바가지 상술이나 품질 보증 문제가 고객의 주요 민원이었지만, 요즘은 유튜브 등 손님의 장보기 경험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전통시장 관련 콘텐츠에서 볼 수 있듯 많이 개선된 점을 추 회장은 덧붙여 소개했다.

즉, 시장을 찾은 분들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각 시장마다 위생과 바가지·질서 문제를 신경쓰고 있고, 민원이 발생하면 상인회에서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리는 등 제도적 통제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자율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전통시장 방문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추 회장은 "전통시장 특유의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 손님들이 많다"며 "재래시장의 분위기에 힘입어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다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장시장은 20~30대 방문률이 전체 방문자의 절반인 50%에 육박할 정도로, 전통시장 활성화 대표사례로 꼽힌다. 광장시장은 빈대떡과 김밥·떡볶이 등 다양한 먹거리가 활성화돼 유명 음식을 찾아 발걸음하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추 회장은 "먹거리가 전통시장을 살리는 핵심 콘텐츠"라며 "빈대떡이라는 고유의 시장상품이 생기기 이전에 광장시장은 손님이 없었으나 먹거리 개발 이후 활성화되기 시작해 현재는 주말 3일(금~일) 기준 평균 방문객이 10만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상인회의 자구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시장 활성화 지원정책도 많은 기여하고 있음을 빠트리지 않았다.

추귀성 회장은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전통시장 관련된 정부 지원이 가장 잘 마련되어있는 축"이라며 "노후화된 시설 개선과 교육, 관리감독 등이 잘 돼 있어 지난 3년간 코로나 19 기간에도 전통시장에서 별다른 사고가 없었을 정도"라며 전통시장과 정부의 공조 효과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국내외 경제악화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타격이 예상보다 커 대출 이자도 못 갚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사업 위기에 빠진 시장 상인들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신규대출 이자 삭감 같은 정부의 경제지원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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