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늘고 거래 줄고, 경매 느는 부동산시장, 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2 11:21

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 육박…1년 전 대비 39% ↑
9월 거래량 전월 대비 13% ↓…감소율 더욱 커질 것
전문가 "조정 국면 거치는 것…한동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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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거래량은 줄어들면서 부동산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매물 및 거래량 추이.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에서 각종 부정적 신호가 감지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물이 쌓여감과 동시에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경매건수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12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993건으로 8만건에 육박했다. 이는 한 달 전(7만2204건)에 비해 5.3% 늘어난 수준이며 1년 전(5만6333건)과 비교한다면 무려 38.9% 증가한 수치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거래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861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다음달 3367건으로 감소했으며, 이날 기준 10월 거래량은 1917건으로 전월대비 더욱 감소할 가능성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것은 오를 대로 오른 아파트 가격에 대한 수요자들의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5% 올라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요자들이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에는 금융권의 대출 제한 및 고금리의 영향 또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지난 9월 27일부터 일반형(집값 6억원·연 소득 1억원 초과)의 공급을 중단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6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주담대 등 가계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60∼6.765% 수준이었으며 변동금리는 연 4.570~7.17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 9월 22일 기준 고정금리(연 3.900~6.490%) 및 변동금리(연 4.270~7.099%) 대비 눈에 띄게 상승한 수치이다.

이러한 상황에 부동산시장 선행 지수로 평가받는 경매건수가 증가하면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경매건수는 238건으로 2016년 5월(291건) 이후 7년 5개월 만에 월별 최다치를 기록했으며, 낙찰률 또한 26.5%로 전월(31.5%) 대비 5.0%포인트(p)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조정국면을 거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매도세와 매수세 사이 간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고 거래량 감소는 고금리로 인한 부담 및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의 영향이다"라며 "경매건수 증가의 경우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국내 경기 침체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시장 적신호라기보다는 조정 국면을 거치는 것"이라며 "조정 국면은 고금리 및 글로벌 경제위기 지속 기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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