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장 예측한 마이클 버리…"이번엔 반도체 떨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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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의 헷지펀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모두 청산했다. 이와 동시에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해 관심이 집중된다.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3년 3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버리는 버리는 뉴욕증시를 추종하는 두 개의 ETF인 SPDR S&P 500 ETF Trust(SPY)와 Invesco QQQ Trust(QQQ) 에 대한 풋옵션을 3분기에 모두 청산했다. 앞서 버리는 지난 2분기에 총 16억달러를 들여 두 ETF 풋옵션을 각각 200만주씩 매입한 바 있다.

버리가 3개월 만에 지수 하락 베팅을 청산한 배경엔 그 기간동안 수익을 거둬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버리의 예상대로 미국 증시는 7월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 3분기에만 약 3% 넘게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 버리는 3분기에 iShares Semiconductor ETF(SOXX)에 대한 풋옵션을 10만주를 4736만 5000달러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인텔 등을 보유한 이 ETF의 풋옵션 규모는 버리가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버리는 또 글로벌 여행 기업인 부킹 홀딩스의 주식과 풋옵션을 각각 1500주, 2500주 사들였다.

이를 두고 마켓워치는 "버리의 최근 하락 베팅은 기존과 비교에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번 대상은 반도체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고 짚었다. 

아울러 사이온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 3분기에는 주식에 대한 익스포져를 전반적으로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 파이낸스는 "버리가 지난 2분기에 보유했던 주식 중 76% 가량을 3분기에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버리는 기존에 매도했던 중국 주식들을 다시 매입했다. 앞서 버리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알리바바 미국 예탁주식(ADS)와 제이디닷컴 미국 주식예탁 증서(ADR)를 지난 2분기에 모두 처분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에는 알리바바(5만주)와 제이디닷컴(12만5000주) 주식을 다시 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한 것이다.

또 버리는 유로나브(+373%), 넥스타 미디어 그룹(+224%), 세이프 벌커스(+135%), 허드슨 퍼시픽 프로퍼티즈(+60%), 스타 벌크 캐리어스(+35%), 스텔란티스(+23%)의 비중을 확대한 반면 크레센트 에너지(-18%), 리얼리얼(-50%) 등을 축소했다.

미국 주식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들은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통해 롱포지션을 취한 지분 현황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13F 공시는 기관들의 현재 보유량을 반영하지 않는 데다, 숏포지션(공매도)과 미국 외 주식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버리가 반도체 관련주 하락 베팅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SOXX ETF 주가는 지난 6월말 507.26달러에서 9월말 473.65달러로 6%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엔 미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가는 지난달 31일 442.39달러로 폭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달에만 15% 가까이 오르는 등 SOXX ETF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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