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온다"…美 유통업계, 연말 대목 앞두고 소비둔화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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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이 앞으로 몇 달간 디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며 "월마트 소비자들은 향후 몇 달간 건조 식료품과 소모품에서 디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모품은 치약처럼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소비재를 뜻한다.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오른 상태지만 가격 상승폭이 둔화돼 인플레이션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게 맥밀런 CEO의 주장이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소비자들이 10월 하순부터 식료품 및 생필품 영역에서도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월마트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2%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 넘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올해 순이익 전망치(주당 6.40∼6.48달러)가 시장 전문가 전망치(주당 6.5달러)에 못 미치자 월마트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8.09% 급락했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소매업체인 타깃도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비 둔화를 언급했다.

타깃의 크리스티나 헤닝턴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실적발표에서 "소비자들은 고금리와 학자금 대출 상환 등 새로운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중첩된 경제적 압박의 무게를 느끼면서 (경기가 좋아야 소비가 늘어나는) 임의 소비재의 판매가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예상만큼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 둔화 조짐은 경제지표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매 판매는 7050억달러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월간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미시간대가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도 11월 들어 전월 대비 5.3% 하락해 소비심리 둔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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