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 겉치레 가득한 저질·과장 정치현수막 철거 요구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7 14:59

허위내용 담긴 현수막 ‘홍수’...도시미관도 해쳐
맘카페 등 SNS 통해 ‘민심 호도’ 비난도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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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내용이 담긴 정치현수막 내용들 사진제공=송인호기자

최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용인지역 곳곳에 저질·과장 정치 현수막이 거리에 홍수를 이루자 일부 지역정치권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자제와 허위 내용이 담긴 이들 현수막 철거를 주장하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일부 현역, 출마 예정자들까지 이런 행렬에 동참, 가짜 내용이 담긴 내용을 자신의 업적인 것으로 과포장해 내걸고 민심을 호도하자 사회관계망 등을 통한 뜻 있는 인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지난 주 일부 지역에서 무차별적으로 걸려 있던 현수막이 슬그머니 철거됐다가 이번 주 들어 지역 중요 포스트 별로 다시 내걸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7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서수지IC 앞 도로에 ‘서수지IC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1개 차선확장(2.5억)’과 ‘현대아파트사거리 대각선 신호등 설치 완료’란 정치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난 주 철거했다.

용인시에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결과 서수지 IC 앞 사업은 수지구 성복동 일원(서수지IC사거리~서수지IC방향) 6690㎡를 절삭 한 후 아스팔트를 덧씌우는 것으로 지난 7월 공사를 마쳤고 사업비 2억 6000여 만원 전액이 시비로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대아파트사거리 대각선 신호등 설치 사업’은 수지구 풍덕천동 토월초 사거리, 현대A사거리. 상현동 쌍용3차아파트삼거리 수자원공사사거리 등 4군데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인데 이 역시 사업비 4억 4160만원 전액이 시비로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현수막을 통해 정부로부터 사업비를 끌어낸 것처럼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 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마저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운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엘지빌리지1차 앞 도로에 아이들을 위한 성복초 샛별체육관 완공(21억)이란 현수막 내용은 2020년 7월 교육부에 신청한 특별교부금으로 추진돼 정치인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하면서 시민들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수막은 ‘현대아파트사거리 대각선 신호등 설치완료’, ‘수지레스피아 야구장 확장완료(7억)’, ‘수지경찰서 신설중입니다. -사업비 : 약 730억원, 설계용역 진행중, 2027년 준공’, ‘상현동 340-1일원 지하차도 진입차단 설치예산 확정(2억)’, ‘상현교차로 ~ 상현1동 주민센터 자동염수분사장치 설치완료’란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는데 이 역시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취재결과 알려졌다.

이런 현수막은 지난 주 일부 언론의 지적에 따라 일시에 철거됐다 이번 주 들어 성복초교 인근에 학교 LED 교체 비용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다시 내걸리는 등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와함께 동백초교 앞 도로에 건 ‘동백초 앞 LED 바닥 신호등 설치완료’란 현수막도 사업비 7500만원이 도비와 시비 50%로 진행 중으로 사실과 맞지 않은 현수막이 걸린 적도 있다.

이창식 페이스북

▲이창식 용인시의원 글 사진제공=페북 캡처

◇이창식 용인시의원, 과포장한 정치현수막 비판...카페에선 ‘입방아’

시민들은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어야 하는 부분에서 이해는 가지만 전혀 사실이 아닌 업적을 자신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는 지적이 SNS 등을 통해 ‘갑론을박’ 등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창식 용인시의회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인들의 혐오 현수막과 가짜 현수막 공해, 정말 지나칩니다!"라는 글을 통해 과포장된 정치현수막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글에서 "얼마 전까지 정부 정책이라면 무조건 깎아내리고, 사실과 다른 문구로 선동을 일삼던 정치인들이 이제는 남의 실적을 가로채는 현수막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용인시 발전엔 관심조차 없던 이들이 선거철 다가오니 본인들의 실적인 양 날조한 현수막을 수없이 내걸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시가 자체적으로 해결한 사업들을 버젓이 이름과 얼굴까지 박아 현수막을 내거니 이게 도둑 심보 철면피들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저는 선동하는 정치, 시민 속이는 이 없는 맑은 용인특례시를 원하며 거짓을 일삼는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민들의 현수막 철거 요구도 높다. 수지구 한 카페 모임에서는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을 담은 정치 현수막들이 마구 내걸리고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성토하는 등 많은 글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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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현수막 철거후 깨끗해진 성복역 사거리 모습 사진제공=송인호 기자

◇중앙 정치인, 예산확보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주민 호도는 이젠 ‘그만’

이와함께 시민들의 중앙정치인들의 시 발전을 위한 예산확보 등의 요구도 쇄도하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와 함께 이에따른 재정이 줄면서 용인시 중장기 재정운용에도 세입이 줄면서 빨간불이 켜지자 시는 내년 감액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실상이다.

반면에 용인시 인근의 화성, 수원시 등 수도권 지자체들은 지역 국회의원들과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중앙정부의 교부세를 받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솔선수범하고 있지만 외견적으로 용인시의 실정은 전혀 이런 움직임이 없다.

단지 이상일 시장의 개인적인 친분이나 인맥 등을 통한 중앙 예산 확보만 있을 뿐, 중앙정치인들의 지역 발전에 대한 관심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을 뿐이다.

한 지역 언론사인 Y신문은 지난 주 최근 4년간 용인지역 국회의원들은 총 281억 4000만원의 특교세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연평균 70억여 원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역별 특교세 현황을 보면 용인갑 지역은 같은 기간 총 81억 6000만원, 을 선거구는 69억 6000만원, 병 선거구는 65억 6000만원을, 정 선거구는 64억 60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용인시의 자매도시인 전남 함평군의 올해 본예산에서 지방교부세가 40.3%인 2064억 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북 완주군도 본 예산의 36.64%이 2840억원이 지방교부세이다.

올해 본예산 규모가 1조 1332원인 경기 안성시에 배분된 지방교부세는 2336억원에 달해 전체 예산에 20%가 넘는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시민 이모씨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들은 현수막 내걸기가 아니라 지역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나 예산확보가 가장 시급한 일"이라며 "용인을 위해 제대로 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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