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비트코인 등 시세 급락에…가상자산 시가총액 ‘연 상승률’ 날라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09 10:37

전체 시총 올해 누적 상승률 2.5%에 그쳐…트럼프 취임 대비 '마이너스'

FINTECH-CRYPTO/TOKENIZATION

▲(사진=로이터/연합)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세가 최근 급락하면서 올해 누적된 시가총액 상승분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코인게코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가상자산 전체 시총이 지난달 6일 약 4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약 20% 하락해 올해 누적 상승률이 2.5%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와 비교하면 시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황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10시 25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01% 하락한 10만187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7일 오후 한때 10만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1.45% 하락한 3390달러를 보이고 있고 리플(-1.49%), 솔라나(-2.79%), 트론(-0.54%), 도지코인(-2.22%), 카르다노(-2.96%)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일제히 내림세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6일 장중 12만619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당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 속에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투자 전략인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확산하면서 자금이 비트코인·금·주식 등에 몰린 영향이 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자 관련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 비트코인의 올해 누적 상승률이 한때 3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190억달러(약 27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등 기대감이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올해 각국 규제 당국과 글로벌 금융기관,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로 적극 편입해온 흐름을 감안할 때, 이번 코인 시세 급락은 예상 밖의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 또한 암울하다. 비트코인의 주간 하락률은 9%에 달해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낙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2022년 약세장 이후 지지선 역할을 해온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향 돌파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이더리움보다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에서 낙폭이 두드러지면서 시장 불안이 한층 심화됐다.


시그널플러스의 어거스틴 판 파트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가상자산 시장은 수개월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알트코인이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없고 보안 문제와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핵심 참가자들의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더리움 시세 급락에는 해킹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가상화폐 프로토콜 '밸런서'가 해킹 공격을 받아 1억 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디지털 자산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여파로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3일 하루에 8% 가까이 급락했고 지금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이 과대평가됐다는 우려가 최근 하락을 주도한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AI와 기술주가 조정을 받는다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아래로, 알트코인은 그보다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관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상장지수펀드)는 6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이어진 뒤, 지난 6일 2억5300만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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