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쏠한 금리’ 파킹통장 옛말…저축은행 ‘수신 자제’ 나선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08 18:12

OK저축은행, 2.1%로 상품금리 인하
‘페퍼스파킹통장’은 업계 최대 인하폭

정기예금 금리는 4대은행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대출여력 축소 영향

저축은행

▲저축은행업계가 이달 들어 수신금리를 은행권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고금리 파킹통장'으로 모객에 나섰던 저축은행업계가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다. 연 3%대 정기예금 상품도 찾아보기가 부쩍 어려워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여파와 대출 감소로 예금 유지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OK저축은행은 최근 'OK짠테크통장' 상품 금리를 내렸다. 'OK짠테크통장'은 기존 5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부분금리가 연 최고 2.3%에서 2.1%로 낮아졌다. 우대금리인 연 2.0%는 유지했지만 기본금리를 연 0.3%에서 0.1%로 0.2%p 내렸다.


페퍼저축은행은 '페퍼룰루 파킹통장'의 금리를 기존 연 1.8%에서 1.2%로 0.6%p 내렸고, '페퍼스파킹통장'은 지난달 30일 연 2.0%에서 1.2%로 0.8%p 인하했다. 페퍼스파킹통장 금리는 최근 업계 인하폭 중 가장 크다.



지난달 애큐온저축은행의 '3000플러스통장' 금리도 연 2.8%에서 연 2.6%로 인하(3000만 원 이하 구간 금리)됐다. 신한저축은행의 '참신한 파킹통장'은 잔액 1억원 이하에 대해 연 2.5%를 유지 중이다.


정기예금 금리도 낮아진 추세를 지속 중이다. 이날 기준 업계 정기예금 금리 평균(12개월 기준)은 연 2.67%로 연 3%를 밑돌고 있다. 같은 날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1년 만기 최고금리 평균은 2.65%로 격차는 0.02%p에 불과하다. 1년 전 예금금리 수준을 살펴보면 저축은행 평균이 약 3.5%, 시중은행은 약 2.7% 수준을 나타내 0.8%p까지 차이가 났지만 이제는 사실상 동등한 수준인 셈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 연 3% 이상의 정기예금 상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변동금리)'이 2.90%를 제공하고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2.85%), 평택저축은행(2.83%)도 2% 후반대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12개월 만기 기준 연 3% 이상 금리의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아예 자취를 감췄고, 일부 6개월 만기 상품만 3%대 금리를 유지 중이다. 9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91개 상품에서 3%대를 제공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상품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한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대출여력 축소와 수신금리 조정 압박으로 인해 업계가 예·적금 등 수신영업을 자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업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로 대출 운용이 위축된 데다 대출규제 여파로 대출 여력이 축소된 상태다. 수신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자금을 운용할 대출을 키우기 어려워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이 대출 실행을 전제로 한 자금조달의 과정인데, PF 여파로 신규 대출이 중단되는 수준까지 떨어지니 자금 운용이 막히면서 수신 영업을 늘릴 요인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당분간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정기예금 금리도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금리 경쟁이나 예금 모집보다 건전성이나 유동성 관리에 신경을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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