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떨어질 일만 남았다?…핌코 "일본 통화 매수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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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핌코(PIMCO)가 지난 몇 달 동안 일본 엔화를 꾸준히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으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엠마누엘 샤레프 펀드 매니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몇 달 전에 달러당 140엔을 돌파했을 때부터 엔화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안정적으로 웃돌고 있는 점을 우리가 목격하고 있다"며 "이에 일본은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수정하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금리 인상이 필요로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인플레이션은 둔화화고 있는 반면 일본 인플레이션은 상승세"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엔화 롱 포지션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레프는 또 "일본은행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떤 형태로든 긴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샤레프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 근처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핌코의 글로벌 경제 자문인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도 일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고착화될 경우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YCC 정책이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현재 마이너스 -0.1%인 단기금리가 내년 초까지 0%로 상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3%를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9월에는 2.8%을 기록하는 등 3%가 꺾였지만 시장 전망치인 2.7%를 상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20일 오전 11시 기준,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53엔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2% 넘게 급등한 엔화 환율은 지난 주 최대 달러당 151.91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의 변동 폭 상한선을 올리는 등 금융정책을 수정했음에도 엔화 통화가치의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핌코의 이러한 전망은 엔화 환율이 앞으로 더 급등할 것이란 헤지펀드들의 베팅 소식이 전해진 후 제기돼 더욱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들은 엔화 통화가치에 대한 순 숏(매도) 포지션을 6만 5490계약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엔화 매도세가 끝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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