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톱체제’ 변경 여부 관심
SK·LG ‘안정’ 꾀할 듯
총수일가 역할 조정도 관심사
신유열·허세홍·허용수 등 주목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기업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혁신’과 ‘안정’ 두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위기 쇄신과 세대교체를 위해 주력사 사장단을 과감하게 교체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변화를 최소화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곳도 상당수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번주, 삼성그룹과 SK그룹은 다음달 초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선이 가장 쏠리는 곳은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투톱’ 체제가 유지될지 여부에 재계는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래전략실(미전실)과 비슷한 성격의 그룹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 반도체 등 주력 업종 업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등 탓에 최대한 안정적인 선택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SK그룹은 부회장단 명단이 바뀔지가 관전 포인트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주)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저마다 역할을 가지고 성과를 내왔다. 만일 세대교체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될 경우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등 사장단에서 승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은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적자가 지속되는 사업부나 매출 성장세가 급격히 떨어진 분야에서 발탁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권봉석 LG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부회장단 3인은 유임이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LG그룹은 작년에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18년만에 용퇴한 것을 제외하면 수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연임 여부에 따라 인사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GS그룹에서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은 개별 상황에 따라 과감하게 혁신을 추구하거나 변화를 최소화하며 안정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수장이 교체하는 하반기 사장단 임원 인사를 지난 17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이규석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부사장)과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인사폭을 최소화해 조직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대표이사 40%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실시했다. 한화그룹 역시 미래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성장 가능성 높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980년대생 임원이 4명 배출됐다.
총수 일가의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재계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신 상무가 유통쪽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롯데그룹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10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정은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올해 인사 발표 날짜와 변동폭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