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만에 ‘억대’ 하락…서울 집주인들 한숨 깊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1 14:52

서울 거래량 8개월 만에 최저…매물은 올초 대비 53.5% ↑



매매가격 변동률 -2.3%…실거래가지수도 9개월 만에↓



전문가 "복합적 요인 합쳐진 결과…내년까지 현재 분위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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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래량이 줄고 매물은 쌓이면서 서울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억대’ 하락거래가 발생해 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거래량이 줄고 매물은 쌓이면서 서울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이처럼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몇 달 만에 ‘억대’ 하락을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고 있어 서울 집주인들의 한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총 2219건으로 지난 2월(2454건) 이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3861건) 대비 약 43%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서울 내 아파트 매물은 점점 쌓여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545건으로 지난 1월 1일(5만513건)보다 2만7032건(5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시도 중 서울보다 높은 매물 증가율을 보인 지역은 세종(+56.6%)이 유일하다.

거래량은 줄어들고 매물은 증가하자 서울 곳곳에는 몇 달 만에 ‘억대’ 하락을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이 목격되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9일 19억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지난 10월 14일 거래(21억70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총 6864가구에 달하는 해당 단지에서는 이달 총 2건의 거래만이 성사됐으며 이는 모두 하락거래였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2일 20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지난 9월 16일 거래(21억원)와 비교해 약 한달 만에 1억원이 떨어졌다.

9510가구 규모 대단지이자 송파구 랜드마크인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는 이번 달 단 한건의 거래도 기록되지 않고 있다.

강북권의 상황도 강남권과 비슷하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5일 15억8500만원에 매매거래를 체결하며 지난 9월 16일 거래(19억5000만원) 대비 3억6500만원 하락했다. 총 1511가구의 해당 단지에서는 이번 달 단 한건의 거래도 기록되지 않았으며, 지난달에는 단 두건의 거래만이 체결됐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까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31%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구(0.00%)는 보합을 기록하며 29주 동안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또한 지난 9월(+0.87%)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지난달 전월 대비 0.45%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이처럼 서울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는 것은 고금리 여파와 집값 추가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저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이 중단되며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든 것 또한 주요했다는 해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 하락세는 고금리 및 대출규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합쳐진 것의 결과"라며 "이러한 가운데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줄다리기 게임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향후 이러한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며 총선 이후에는 매도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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