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더 늘어난다"…한국가스공사 주가 전망 ‘암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2 16:06

연초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영업이익 감소세에 부채비율이 발목



미수금 12조5000억원 회수 의구심

증권가 "가스요금 인상 없이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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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위기에 처한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내년에도 회복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재무위기에 처한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내년에도 회복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수금 급증과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배당 매력 소멸로 인한 리스크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연초 대비 29.0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90% 오른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가스공사 주가는 올해 3년래 최저치라는 평가를 받으며 반등 여부에 이목이 쏠렸지만, 매수심리가 되살아나지는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연초 이후 한국가스공사 주식을 각각 1268억원, 994억원 순매도했다.

가스공사의 영업이익 감소세가 심해진 탓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가스공사의 누적 영업이익은 1조238억원으로 전년(1조3454억원) 대비 24% 줄어들었다. 부채비율은 500%에 달한다.

문제는 주가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수금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가스공사의 3분기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12조52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767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기타 도시가스 미수금도 1847억원 증가했다. 미수금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와 이자율 상승으로 순이자비용도 5733억원이나 급증했다.

가스공사는 가스를 외부에서 사 온 금액보다 싸게 팔아 적자가 생기면 이를 ‘미수금 자산(기타 자산)’으로 분류해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회계처리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외상값이기 때문에 사실상 ‘손실’인 셈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변동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가스요금 인상 없이는 실적과 주가 상승은 어렵다"며 "아직은 미수금 회수가 나타나기 힘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가스공사의 올해 연말 기준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당초 가스공사가 예상했던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나 가스요금 인상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내년 1분기까지는 미수금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가보상률을 감안하면 난방사용량이 높아질 수록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요금 동결에 더해 최근 유가, 가스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미수금 규모 역시 지속 상승할 것"이라며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내년 1분기 말 기준 14조~15조원 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도 배당미지급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심은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가스공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하향 조정한 3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3만9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내렸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익 증가 기대감은 있으나, 주가는 배당·미수금 관련 리스크에 노정돼 있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특히 배당의 경우 4분기 일회성 이익 반영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별도 순이익이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하지 않는 한 2년 연속 배당이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투심 반전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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