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김중현, 김용범 이어 '새 수장' 된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2 16:19

메리츠금융, 젊고 유망한 인재 적극 등용

'40대 CEO' 업계 최연소



"경영 분야 전문가로 꼽혀"

"김 부회장 경영 전략 이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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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현 신임 메리츠화재 대표.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의 새 수장 자리에 77년생 김중현 신임 대표를 낙점했다. 업계 내 최연소 CEO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따르는 가운데 이후 나타날 경영적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0일 김중현 전 메리츠화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자리에 선임한 인사를 발표했다. 김 신임 대표는 전날 오전 열린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돼 공식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기존 대표직을 맡고 있던 김용범 부회장은 지주 그룹부채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는 경영 및 컨설팅 분야 전문가로 탁월한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으로 회사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는 그룹차원의 세대교체가 두드러졌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59),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61),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63),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60) 등 국내 주요 손보사 대표들과 비교하면 최고 20세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손보업계 내 최연소 대표가 됐다. 메리츠금융 측은 대표이사직에 젊고 유망한 인재를 적극 등용했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 대표는 경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김 대표가 경영지원실장 전무로 지낸 지난해는 회사 순이익이 8683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메리츠식 성과’를 입증한 김 신임 대표는 지난해 임원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에 드는 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세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목표 대비 196.1% 달성했고 업계 비교는 27.2%를 기록했다. CEO평가부문은 리스크관리, 성장에 기여한 점 등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그가 김용범 부회장의 복심이란 평가도 따른다. 김 부회장이 지난 3분기에 업계 1위인 삼성화재에 대항할 정도로 외형을 확장하는데 일조한 만큼, 그의 경영 노하우를 잘 알고 김 부회장과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인물로 선별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김 부회장과 같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에, CFO를 거쳐 CEO직으로 오른 점이 공통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김 부회장은 손해율관리가 어려운 자동차보험을 과감히 포기하고 장기인보험상품 판매에 힘을 실으며 취임 이후 매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16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2016년 2372억원, 2017년 3846억원 순익을 기록하고 매분기 2000억원대 이상 순익 달성에 성공했다.

아울러 김 신임 대표는 매년 지속적인 성과를 시현함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다. 김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에 입사한 이후 변화혁신TFT파트장과 자동차 보험팀장을 거쳐 2018년부터는 상품전략실장, 경영지원실장 등 회사의 핵심 업무에 몸담아 왔다. 내부에선 김 대표가 그룹 내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아 왔으며 차세대 대표 후보로 꼽혀왔다는 전언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3분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실적에서도 약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3분기 순이익으로 4963억원을 기록한 메리츠화재는 분기 기준 사상 처음 삼성화재(4295억원)를 뛰어넘는 이익을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김 신임 대표가 성장세 견인에 따르는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 신임 대표의 색깔이나 전략이 당분간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지주로 가지만 여전히 그룹차원에서 화재를 살피고 있으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던 때도 김 부회장 옆에서 성장 전략을 함께 이뤄온 인물이기에 기존 청사진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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