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비싸도 빌라는 안가"…빌라 기피 현상 심화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3 14:57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 총액서 비아파트 차지 비중 19.6%로 역대 최저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 지난해 대비 22.7%↓…아파트 전세는 26주 연속↑



전문가 "향후 전세 수요 월세로 눈 돌릴 수도…결국 필요한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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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가 지속되며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세사기 여파로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빌라 및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내에서 빌라의 매매 및 전세 거래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또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 총액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이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부동산 프롭테크 직방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올해 전국 주택 유형별 전세거래 총액은 아파트가 181조5000억원, 비아파트가 44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에서 아파트의 비중은 80.4%, 비아파트의 비중은 19.6%로 나타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비아파트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주택 임대 실거래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전세거래 총액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서울 빌라 전세 거래량 또한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빌라 전세 거래량은 5만38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9624건) 대비 22.71%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서울 빌라 매매 거래량은 1만60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832건)과 비교해 무려 37.84%나 급감했다.

이처럼 비아파트 관련 각종 수치가 역대급 감소를 보이는 데에는 ‘전세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며 올해 초부터 이어져온 전세사기 여파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함에 따라 수요자들의 공포 심리로 인해 전세 거래량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이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이를 반증하듯 비아파트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율은 2020년 70.7%에서 올해 53.2%까지 떨어졌다.

실제 최근 몇 달간 빌라를 포함한 비아파트에서 빠져나간 수요가 아파트 전세 및 월세로 선회함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지난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9% 오르며 26주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요지역 선호단지 내 거래는 주춤한 가운데,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나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 있는 중소형 규모 및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으로 인해 임대 수요자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소형 구축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되자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아파트 수요가 감소하며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아파트 쏠림 현상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는 빌라를 포함한 비아파트에 비해 안정성이 확보돼있다"며 "전세사기 여파로 공포감이 조성되자 빌라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전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향후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소형 아파트 시장이 과열된다면 수요자들은 월세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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