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과 리모델링의 필연성 대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6 10:46

대형사 중 유일 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 리모델링 수주 늘려



저층 노후화 개선 위해 필수인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 종료로 사업 ‘난항’



"리모델링은 에너지절감 저탄소 사업"…정부,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v포스코이앤씽

▲최근 정부의 규제 일변도로 리모델링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및 삼성물산이 대형사 중에서 리모델링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사진은 5000억원 규모 평촌 향촌마을 롯데 3차 및 현대4차 리모델링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2050 탄소중립 선언에 참여한 정부는 ‘탄소중립 5대 기본방향’에 기존 건축물의 저탄소 리모델링을 주요 전략으로 포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택·건축의 노후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철거 후 재건축’ 방식의 주택·건축 인프라 사업에 치중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리모델링과 그린리모델링이 탄소중립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 포스코이앤씨·삼성물산 리모델링 수주 이끌어


26일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21년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기존 건축물은 2050년까지 모두 그린리모델링을 시행할 것이기에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추진시 각종 규제에 대한 합리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서는 증축형 리모델링시 신속한 안전진단 시행, 안전성 검토의 중복절차 개선이 요구된다"며 "또한 슬럼화되는 저층 주택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신속하게 리모델링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형국에서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0대 건설사 중에서 유일하게 리모델링 수주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3분기까지 누적 4조3158억원의 도시 정비 수주 실적을 올려 수주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정비사업 전체 수주액 중 45.2%(1조9504억원)를 리모델링에서 따냈다. 삼성물산은 3분기까지 1조4130억원을 수주 중 6420억원을 송파 가락상아2차아파트·가락쌍용2차아파트에서 리모델링 사업으로 수주했다.

신민수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팀장은 "리모델링은 친환경적 에너지절감 저탄소 사업의 일환으로, 재건축보다 탄소배출량이 절반만 나온다"며 "주거복지 차원에서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결과적으로 리모델링만이 방법인 만큼 최근 좋지 않은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리모델링이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최기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리모델링의 가장 큰 문제는 사업성과 안전인데 리모델링 사업은 대부분 수도권에서만 이뤄지고 있고, 이 중에서도 사업성 있는 단지만 진행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선 리모델링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 사업 종료


탄소중립과 연결되는 만큼 리모델링은 ‘그린리모델링’ 사업과도 뗄 수 없는 구조다. 그린리모델링은 건물부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정책사업이다.

그린리모델링 기술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패시브(passive)’와 ‘액티브(active)’로 나뉜다. 패시브는 고성능 창호, 단열, 기밀, 열교차단 장치 등을 활용해야 한다. 액티브는 고효율 냉난방기, 열회수형 환기장치, LED 등이 있다.

그러나 지난 21일 정부가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 사업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져 탄소중립 목표 실현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자지원 사업은 정부가 건축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공사비 이자 일부(최대4%)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건축물은 약 735만동으로 이 가운데 40% 이상(약 300만동)이 30년이 넘은 건축물이다. 그러나 이자지원 사업이 중단되면 수백만동의 노후 건축물을 그린리모델링으로 전환할 수 없어 관련 사업의 맥이 끊길 우려가 있다.

박진철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탄소 발생에 주택·건축이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감안할 때 1200만 가구의 공동주택과 700만여 채의 건축물 노후화 문제를 재건축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 보기 어려운 만큼 리모델링이 가지는 의미와 필연성을 새롭고 체계적으로 조명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8일 국토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함께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 컨퍼런스를 열릴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다양한 사업 개편 방안이 나올 것으로 파악됐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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