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건기식 투자로 기업회생 돌입
양도금액 240억원 차입금 상환 등 사용
화장품은 대원제약, 건기식은 서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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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생명공학 음성공장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는 코스닥 상장법인 에스디생명공학이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음성공장을 매각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2일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 기계기구 등 유형자산 일체를 서흥헬스케어에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금액은 240억원으로 이 돈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투자재원 확보 등에 쓰일 예정이다. 양도일은 오는 12월 22일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이 음성공장을 매각하는 것은 이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0년부터 건기식 사업에 진출한 회사다. 기존 주력 사업은 화장품이다. 첫해에는 전체 매출에서 건기식 비중이 4.8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의 14.46%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나왔다.
건기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음성 1공장 옆에 2공장을 새로 지어 지난해 6월 사용승인을 받는 등 투자도 활발했다.
하지만 건기식 사업을 위한 투자가 회사에 독이 됐다. 특히 이번에 매각 대상이 된 음성공장을 건립하는데 너무 많은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기준으로 연매출 1500억원 규모에 영업이익은 100억원대의 흑자와 적자를 오가던 수준이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100억원대에서 유지하던 곳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음성2공장 건립에 당초 약 3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하려 했지만 건설이 한창이던 2021~2022년 사이 국제적으로 건설용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약 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0년 2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뒤 2021년에는 인천 물류센터를 290억원에 매각해 음성2공장 건립에 투입했지만 결국 제값도 못 받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매각은 자의가 아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4월 회생절차를 개시하고 법정관리를 받는 중이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은 대원제약과 수성자산운용, 포커스자산운용, 코이노가 구성한 DKS 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이를 마무리하기 위한 관계인집회는 오는 12월 15일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새주인으로 유력한 코스피 상장법인 대원제약은 이미 건기식 사업을 영위 중인 곳이다. 이번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는 건기식이 아니라 대원제약 입장에서 신사업인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제약 오너 3세 백인환 경영총괄 사장이 관련 작업을 지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에스디생명공학이 공들여 준공한 음성공장은 양도작업이 종료된 뒤 새 주인인 서흥헬스케어가 운영할 예정이다. 서흥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법인 서흥의 자회사다.
서흥은 국내 유일의 하드캡슐 생산업체로 지난해 4월 액상·젤리 중심의 오창공장을 물적분할해 서흥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음성공장은 연질캡슐과 경질캡슐, 타블렛, 분말 등 다양한 제형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서흥헬스케어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으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지나면서 산업의 생태계 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기업들이 많다"며 "위기를 맞은 에스디생명공학이 대원제약과 서흥 등 다른 기업의 양분으로 흡수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