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감당 못해 경매 물건 쏟아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7 14:56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35개월 만에 최다...서울은 7년 5개월 만에 최다



고금리 기조 이어지고 매매시장 분위기 꺾이며 발생한 유찰로 물건 쌓여



전문가 "현재 경매 물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내년에도 물건 증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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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매매시장 분위가 꺾이며 경매시장에 물건이 쌓여가고 있다. 사진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경매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일이 점점 늘어나면서 경매 물건이 쌓여가고 있다. 이에 향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경매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27일 지지옥션 ‘2023년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29건으로,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5개월 만에 최다 진행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 중 1046건이 낙찰되면서 낙찰률은 전월(34.9%) 대비 4.9%포인트(p) 상승한 39.8%를 기록했다. 이 같은 낙찰률 반등은 강원과 전북지역의 법인 소유 아파트 수십 채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낙찰가율은 84.1%로 전월(83.5%)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8.3명) 보다 2.0명이 감소한 6.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38건으로 집계되면서 2016년 5월(291건) 이후 7년 5개월 만에 월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6.5%로 전월(31.5%) 대비 5.0%p 하락하면서 지난 6월(28.3%)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 낙찰률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고금리 여파로 인한 경매 매물 증가와 선호도가 낮은 단지에서 유찰이 거듭된 것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낙찰가율은 86.7%로 전월(85.2%) 대비 1.5%p 상승했는데 이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강남구 압구정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 단지 아파트가 낙찰된 것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6.6명)에 비해 0.7명이 감소한 5.8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아파트 경매 매물이 증가하는 것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것의 영향이 주효하다는 해석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7%를 넘어섰다.

코픽스는 지난달 3.82%로 전월 대비 0.16%p(포인트)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60∼6.765% 수준이었으며 변동금리는 연 4.570~7.17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더해 매매시장에서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더욱 낮은 가격에 집을 구매하고 싶은 수요자들로 인해 경매시장에서 유찰 행진이 이어지며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 따라 내년에도 경매 물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지난달 경매 물건 증가는 신규 유입 물건이 급증한 것과 이러한 물건들의 유찰이 반복된 것의 영향"이라며 "신규 물건 유입 증가는 고금리 영향에 따른 것이고 유찰 증가는 좋지 않은 매매시장 분위기와 호가 하락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례보금자리론을 포함한 대부분의 정책금융상품이 내년 종료를 앞두고 있고 고금리 상황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인해 내년에도 경매 물건이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는 전반적으로 경매 물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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