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로 2조클럽 입성
원메리츠 이후 주가 두배 뛰어, 시총 11조 돌파
지주 중심 경영 공고히…김용범·최희문 부회장 지주로
▲메리츠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화재와 증권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원(one)메리츠’ 체제를 1년 간 시행한 결과 올해 연간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금융은 자본 재배분의 효율 개선과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원메리츠 이후 가장 큰 성과로 보고 있다.
◇사상 첫 순이익 ‘2조’ 돌파 예상…주가 100% 넘게 뛰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증권가 순이익 전망치 평균은 2조2116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인 1조60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로 사상 첫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685억원으로 추정됐다. 메리츠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19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순익 규모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조4286억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실적 견인엔 메리츠화재가 힘을 발휘했다. 화재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1조3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화재의 지주사 기여 비중은 71%다. 증권은 고금리 상황의 장기화에도 3분기 순이익으로 1177억원을 거두며 선방했다. 화재는 올 들어 매 분기 4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고, 증권은 23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과 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하자 주가도 크게 올랐다.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인 1년 전과 비교해 주가는 두 배 넘게 뛰었고 시가총액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주가는 지난 24일 종기기준 5만4400원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던 지난해 11월 21일(2만6750원)과 비교하면 103.36% 뛰었다.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11조55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메리츠금융이 원 메리츠 체제의 안착에 성공해 1년 성과를 크게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성과 뒤엔 계열사 중복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 축소, 계열사 간 의사소통·자금이동이 수월해진 특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 화재와 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통합 상장을 추진하는 내용의 ‘원 메리츠’ 체제를 공표했다. 이후 지난 4월 25일 두 계열사 주주를 상대로 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거치고 그룹 단일 상장사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 ‘원 메리츠’식 조직 공고히…"통합효과 향후 더 커진다"
메리츠금융 또한 그룹 통합작업을 통해 경영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 등의 부분에서 뛰어난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지난 13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원메리츠 이후 성과에 대해 "자본재배분의 효율이 개선됐고 각 계열사의 이해 상충 관계가 해소돼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됐다"며 "통합 이후 좋은 거래는 증권에 있고 자금이 화재에 있을 경우 기존에는 시간이 6개월 이상 걸렸는데 이제 자금을 적시에 투자하게 됐다. 또한 의사결정의 질도 높아지고 속도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통합체제 성과를 톡톡히 본 메리츠금융은 원 메리츠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최근 단행하기도 했다. 지주 중심 통합 경영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1일자로 화재와 증권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용범 부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이 모두 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각각 지주 그룹부채부문장과 그룹운용부문장을 맡는다.
자회사 CEO에는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조직 쇄신에 힘을 실었다. 메리츠화재에는 메리츠화재 상품전략실장과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김중현 신임 대표가, 메리츠증권에는 메리츠화재 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을 비롯해 메리츠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부사장을 지낸 장원재 신임 대표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실질적 통합과 지주 중심 효율적 자본배분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룹 전반의 재무적 유연성을 도모하게 됐다"며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은 화재와 증권이 지주 연결재무제표에서 통합되는 효과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증권 수익성은 금리가 내릴 때 좋아지는 경향이 있고, 화재는 금리가 올라갈 때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까지는 금리 상승으로 화재가 증권 수익의 감소를 상쇄해주고 있으나 향후에는 그 반대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경험을 통해 증권가 화재를 하나의 북(Book·자금운용한도)으로 통합 운용하면 추가 효율을 올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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