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게 섰거라”…티빙·웨이브 합병 추진에 CJ ENM 주가 날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30 15:35

국내 최대 OTT 플랫폼, 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티빙 최대주주 CJ ENM, 6개월 만에 주가 8만원 돌파



“합병 시 드라마·예능 장르서 압도적 사업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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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 소식에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CJ ENM 본사.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 소식에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두 플랫폼이 합병할 경우 글로벌 OTT 시장 최강자인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한 달 새 주가 47% 급등…합병 시너지 기대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 주가는 이달 들어 47.22% 올랐다. 지난 1일 5만2100원이던 주가는 이날 7만670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주가가 지난 5월3일(8만300원) 이후 6개월여 만에 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들어 CJ ENM 주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지난 2월 52주 최고가인 11만7500원을 찍으면서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올해 1분기 적자폭 확대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20일에는 52주 최저가인 4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티빙

▲티빙 로고. 티빙 애플리케이션 캡쳐


이처럼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상승 국면으로 전환된 데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추진 소식이 크게 작용했다.

IT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SK스퀘어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검토 중이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가진 최대주주다.

티빙과 웨이브는 국내 OTT 시장에서 지난 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기준 넷플릭스(1137만명)와 쿠팡플레이(527만명)에 이어 각각 3위(510만명)와 4위(423만명) 업체다. 특히 MAU 2위인 쿠팡플레이와 3위인 티빙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웨이브와의 합병 시 바로 2위로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가입자 이탈이 없다면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와 근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콘텐츠 측면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모두 국내 드라마 및 예능 중심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의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합병 시 드라마·예능 장르에서 압도적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티빙의 이용자 수가 웨이브에 비해 많고 티빙의 기업 가치가 더 높다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CJ ENM이 합병 법인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합병 추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CJ ENM으로 매수세가 몰린 이유다.

지난해 12월 티빙이 KT의 OTT 플랫폼인 ‘시즌(Seezn)’을 흡수합병한 이후 CJ ENM 주가가 단숨에 10만원대로 상승한 바 있다.


◇ 적자 딛고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티빙을 비롯한 국내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에 밀려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위기를 겪어왔다. 티빙은 올 3분기 3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11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웨이브도 같은 기간 1213억원의 손실을 봤다. 업계에서는 지속된 영업손실 역시 합병 이후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티빙과 웨이브 모두 고정 영업비용 비율이 높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였지만 합병 후 콘텐츠 투자 금액을 절감한다면 영업이익 흑자 달성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CJ ENM의 내년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증권가에서는 CJ ENM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CJ ENM 측이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언급했으며 최근 연예기획사 빌리프랩 지분을 하이브로 전량 매각한 것까지 감안하면 최대 1조에서 1조5000억원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9만8000원으로 기존 대비 9% 상향하고 미디어 내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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