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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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인 ‘이 별이 마음에 들어’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따.

소설은 우주 비행 중 지구, 그중에서도 1978년의 대한민국 서울에 불시착한 외계인 니나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낯선 행성에서의 생존하기 위해 니나는 가장 처음 만난 가장 고등한 생명체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바로 70년대 노동 현실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던 이들 가운데 하나인 청계천의 여공으로.

이 소설은 얼떨결에 지구인이 돼 50년 가까이 뜨거운 피를 가진 진짜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니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 고단한 현실에 얽힌 삶의 애환을 짚어낸다. 또 니나의 아들이 살아가는 2034년에는 어떤 모습인지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민낯을 보여준다.

외계인 ‘호리하이코키야’는 자신의 행성에서 1억광년 떨어진 낯선 별에 불시착한다. 떨어진 곳은 1978년의 대한민국 서울이다.

도착한 지구의 가장 고등한 지적 생명체인 인간, 그중에서도 가장 평균적 모습으로 변신한 그는 마주친 사람들을 따라 큰 건물로 함께 들어간다. 그곳은 청계천의 피복 공장이었고, 그가 마주친 사람들은 여성 성별의 노동자, 즉 ‘여공’들이었다.

‘니나’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외계인이 가진 탁월한 능력으로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고향 별에서는 필요하지 않았던 공감 능력과 사회성의 결여로 많은 문제에 직면한다. 그러던 중 재단 보조인 나성의 도움으로 인간의 감정과 사회성을 익히게 되고, 한 재단사를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면서 동거하고 가족도 이룬다. 그러나 그런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소설의 한 축이 1978년 서울 청계천 일대 여공들의 가혹한 노동 현실이라면 다른 한 축은 현재의 택배 기사로 일하는 니나의 업둥이 아들 ‘장수’의 플랫폼 노동이다. 배달하다가 사고가 나 회사로부터 경고를 받았던 날, 아들은 엄마 ‘니나’로부터 목소리를 내 싸우라는 말을 듣는다.

장수는 싸우고 싶어도 인공지능(AI) 상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면서 "엄마는 알고리즘이 뭔지 아느냐"고 대들고, 다음 날 니나는 종적을 감춘다. 평소 자기가 외계인이라고 말해온 엄마는 갑자기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이 별이 마음에 들어’에서 작가는 가혹하고 부당한 노동 조건과 성차별 등 비인간적인 상황에 놓인 70년대 청계천 피복공장 여공들의 고단한 삶을 순진무구한 외계인 주인공 ‘니나’의 눈을 통해 그려 보이는데, 이 이야기가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

제목 :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김하율 장편소설
저자 : 김하율
발행처 : 광화문글방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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