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 "22대 국회서 교섭단체 구성해 '균형추' 정당 거듭날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3 10:57

"민생·안보·국민신뢰 최우선…인재영입시 가치관·철학에 초점"



"정치학교 운영 통해 인재 배출…교양시민 양성·생활정치 확산"



"과학기술·복지·메가시티·기후환경 등 릴레이 정책 발표 5차례"



"한국의희망 이름으로 총선 치를 것…정책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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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환경을 비롯한 모든 국가 아젠다는 단순히 두 이념으로 나눠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현안마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적중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의희망은 22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의회 내 거대 양당들을 상대로 ‘캐스팅보트’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당 ‘한국의희망’의 김법정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내년 22대 총선에서 바라는 역할과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강조했다. ‘기존 거대 양당들과 다른 모습의 정치를 보여주겠다’며 출범한 만큼 이념에 매몰되지 않은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한국의희망은 삼성그룹 역사상 첫 여상(광주여상) 출신 임원을 지낸 양향자 무소속 의원(광주서을)이 대표, 노자·장자 등 동양철학의 대가로 불리는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고문을 각각 맡아 이끌고 있는 당이다.

김 사무총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관가에 입성해 환경부에서 부처 인사와 예산 실무를 총괄하는 1급 핵심 보직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환경부 재직 당시 청와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흥 7·8호기 포스코 석탄발전소 백지화를 이끌어 내는 등 미세 먼지 저감, 탄소 감축에 노력하며 기후 위기에 대응해왔다.

김 사무총장은 오랫동안 몸담은 관직에서 나온 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유에 대해 "환경부에 있을 때 옳은 일을 했는데 정치가 장벽이 됐던 경우와 옳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정치가 힘이 됐던 경우를 겪었던 경험 때문에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과 일문일답.

◇ "한국의희망, 민생·안보·국민 신뢰 최우선"

- 한국의희망 이념 노선이 무엇인가.

▲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다. 한국의희망이 좌파인지, 우파인지, 진보인지, 보수인지, 중도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냉정하게 놓고 보면 이념이란 정책 분야에 따라서 중첩이 될 수도 있다. 국가 안보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보수 논리를 주장할 지라도 복지에 대해서는 진보의 철학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의희망은 넓은 정치 스펙트럼 속에서 ‘민생을 적중시키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치란 국민을 풍족하게 하고 외세로부터 안전하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이걸 현대적으로 풀이하면 민생·안보와 안전·국민 신뢰다. 민생을 적중하는 정당, 국가 정체성을 지키면서 안보를 적중하는 정당,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정당이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선거 전략상 방향성을 어떻게 잡고 있는가.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얼마나 공천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지 않은가.

▲ 정당이 선거를 중심으로 가동되면 승패와 상관 없이 선거 이후엔 힘이 약해진다. 우리는 권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하려면 인물에 의지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훌륭한 자질을 가진 분들을 영입하는 것, 둘째는 우리가 그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한국의희망은 정치학교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정치 인재를 배출할 생각이다. ‘이기는 선거’를 강조하면 어떠한 철학을 가지든 어떤 인품을 가지든 상관 없이 선거에 이길 사람만 찾게 된다. 한국의희망은 어떤 사람이 선거에서 얼마나 표를 가져오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언행이 얼마나 일치하는 지를 먼저 볼 생각이다. 우리 당의 핵심 정책과 비전에 뜻이 맞는 인물이라면 영입하겠다는 생각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기존 정치를 깨보겠다는 도전 정신을 유지하면서 인재를 영입 혹은 육성할 생각이다.


- 한국의희망이 운영하는 정치학교는 지금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가.

▲ 현재 1기 운영 중이다. 학생은 성인 30명 정도다. 이달 9일 1기가 수료된다. 수료 이후에는 1기 학생을 중급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대학생 중심의 2기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수사학, 정책, 제도 등 다양한 과목에 대해 다루고 선발 절차도 꼼꼼하다. 지원자들 모두 면접 심사까지 통과해야 한다. 당장 정치인을 만드는 게 아닌 교양 시민을 양성하려는 뜻이 더 크다. 생활정치를 확산하겠다는 당 목표의 일환이기도 하다. 누구든 기존에는 무디게 느껴졌던 정치인의 발언도 정치학교 수업을 계기로 한번 더 생각하고 불편해 한다면 세대가 흐른 뒤에는 정치가 많이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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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22대 총선서 교섭단체 구성해 ‘캐스팅보트’ 정당 역할 할 것"

- 선거를 겨냥한 제3당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신당 창당이 이뤄졌거나 추진 중이지만 한국 정치가 거대 양당에 좌우돼 온 만큼 결국 나중에는 연대나 연합을 하지 않겠냐는 게 유권자들이 가장 의구심을 가지는 부분인 것 같다.

▲ 양향자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총선과 대선 모두 한국의희망 이름으로 치르겠다’는 말이다. 다만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기 때문에 ‘내’ 원칙을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타협과 협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 그 전제조건이 우리 당의 가치, 비전,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면 정책연대는 열려있다.


- 내년 총선에서 50석 이상 얻겠다는 게 당의 목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목표 아직도 유효한가.

▲ 의석 수도 중요하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목표다. 현재 거대 양당이 국민에게 보여주는 정치는 혐오와 증오의 모습이다. 진정으로 타협과 화합의 정치를 하려면 저울의 균형추 같은 캐스팅보트 정당이 필요하다. 한국의희망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 제3당이 의회 내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공룡정당’들의 지지층 결집 힘이나 전략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이를 돌파할 전략이 있는가.

▲ 사실 지금까지 양당체제가 견고하게 유지돼 왔다. 그동안 대권에 근접할 수 있는 명망을 가진 인물, 지역에 뿌리를 두는 방식으로 양당체제가 유지됐고 같은 방법으로 균열을 내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했다. 똑같은 시도를 해서는 정치를 바꿀 수 없다. 인물과 지역이 중심이 아닌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선거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공론화를 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의석 수로 연결되려면 비례대표를 강화해야 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결선에서 최소 과반수 득표한 사람이 선거에서 승리하게끔 해야 한다. 국회 책임성도 강화해야 한다.


- 취지와 방향성이 옳더라도 당장 실현시키기는 어렵지 않은가.

▲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공론화 된 국회 속에서 파장을 일으키면서 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국의희망이 가진 생각으로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 독일의 녹생당도 처음 의회에 진출할 땐 비례로 시작했다. 그들이 지역구에서 의석을 얻은 건 그로부터 20년 뒤였다. 미약했던 녹색당은 독일에서 대단한 일을 해냈다. 탈(脫)원전을 제안하고 자신들이 말한 뜻을 국가 아젠다에 반영했다. 그래서 이런 선거제를 비롯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나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바른말을 하는 사람들이 국회 들어갈 수 있는 상황도 만들어져야 한다.


◇ "기후환경부터 과학기술까지…릴레이 정책 발표 5차례 거쳐"

- 한국의희망이 준비한 정책은?

▲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걸 이뤄냈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모두 이뤘다. 전 세계에서 후진국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국가다. 이제는 선도국가로 가야 하는데 정치가 그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의희망은 기존 정당과 다른 민생, 과학, 생활정치를 하겠다는 내용을 정당 정치의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릴레이 정책 시리즈’를 통해 5가지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 ‘릴레이 정책 발표’가 무엇인가.

▲ 지난 10월 20일부터 11월 23일까지 다섯 가지 현안에 대한 정책 발표를 진행했다. △과학기술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국민 인생 3모작 프로젝트 △K-네옴시티 △특권 없는 정치와 부패 없는 사회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녹색대전환 등이다. 앞으로도 △외교·안보 △인재양성과 교육개혁 등 세 가지 시리즈가 더 준비돼 있다. 당에서 준비한 정책을 차례로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대비 공약집도 만들 계획이다. 지금까지 준비하고 발표한 핵심 공약을 중심으로 엮을 생각이다.


- 안건마다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 ‘과학기술 퍼스트무버’는 과학기술 패스트팔로워였던 대한민국을 퍼스트무버 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을 지난 2021년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4.9%였던 것을 6%까지 늘리고 그 예산의 50%를 ‘도전 과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전국민 인생 3모작’은 인생을 청년, 중년, 노년 3주기 곳곳에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다는 방침이다. 청년 주택, 맞벌이 부부를 위한 방과후 과정, 중년을 위한 직업 전문대학, 노년 복지 등이 그 내용이다. ‘K-네옴시티’는 거대 양당의 ‘부울경 메가시티’와 ‘뉴시티 프로젝트’의 한계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초광역권 첨단 전략 산업 집중 → 광역권 도심 융합 특구 집중 → 거점도시 초밀도 혁신 공간 집중’ 전략을 담은 지역 발전 정책이다. ‘특권 없는 정치, 부패 없는 사회’는 정책실명제 강화 및 정책평가제 시행, 감사원의 역할 강화 및 철저한 정치적 독립, 예산 스크리닝(검증) 역량 강화를 위한 쉐도우(그림자) 예산제 도입, 방송통신위원회 개혁을 통한 언론의 독립성 및 보도의 정확성 제고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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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기후위기, 더 이상 이념논쟁 아젠다 아냐"

- 지금 양당의 기후 환경 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 기후환경 분야는 보수와 진보의 아젠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국민의 아젠다이기 때문에 과학과 환경을 적절하게 섞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 국민의힘, 원내 제1일 야당 더불어민주당 모두 기후환경 관련 정책이 치우쳐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후환경 정책은 양당과 맞지 않다. 민주당의 경우 탈(脫)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와 2500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에너지 안보랑 전기요금 인상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전이 무탄소전원인 건 맞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믹스해야 한다. 다만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 환경만 국가 이익의 범위에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제와 안보 등과 비교 형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경 정책은 그동안 널뛰기를 해왔다. 이 한계를 벗어나서 국가 전체 이익으로 바라보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


- 한국의희망에서 기후와 에너지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을 구현하고 싶은가.

▲ 릴레이 정책 발표에서도 다뤘던 내용이다. 한국은 지난 2016년 기후행동추적(CAT)으로부터 ‘기후악당’이라고 명명될 만큼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이지 못하다. 기후변화성과지수(CCPI)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는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현재의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전력수급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에너지 안보를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의희망에서 준비한 정책은 총 7가지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은 6개 정부가 이어달리기를 하듯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대담한 아젠다인 만큼 기후에너지부처 신설이 시급하다. 또 ‘2030 무탄소전원 60% 플러스(원전 30%·재생 30%)’, 동북아 최초 미세먼지-기후변화 공동대응 협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출발점이다. 저울추가 움직여서 전체 균형을 잡아주는 듯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희망이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올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내 주변부터 기쁨을 주는 정당이 되도록 힘쓰겠다.

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정리 = 오세영 기자
사진 = 송기우 기자

■ 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 프로필

◇약력

△1967년 해남 출생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1992년 제36회 행정고시 합격 △2012∼2014년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실 생활환경과장 △2014∼2017년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실 기후대기정책과 과장 △2017∼2017년 환경부 환경정책실 기후대기정책관 △2017년 제18대 새만금지방환경청장 △2019년 국가기후환경회의 사무처장 △2020∼2021년 환경부 기획조정실 실장 △2021∼2022년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 실장 △2023년∼ 한국의희망 사무처 사무총장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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