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의장 "화석연료 감축 요구에 과학적 근거 없어" 발언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4 07:37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 주최국 UAE 장관 발언에 잇단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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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구 온난화 악화를 막기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은 없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 겸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다.

알 자베르 의장은 세계가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는 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에서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인 매리 로빈슨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COP28은 지난달 30일 UAE 두바이에서 20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으며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100개국 이상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이미 지지하고 있으며, 이번 총회의 최종 합의에 이를 반영할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AFP 통신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COP28 개최국인 UAE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지적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고어 전 부통령과 환경단체 ‘클라이밋 트레이스’(기후추적)는 이날 두바이에서 진행 중인 COP28 회의장에서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300개의 인공위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 세계 3억5천200여개 산업현장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중이라면서 분석 결과 2022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억제하자는 회의를 유치한 UAE의 배출량은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의 6배인 7.5%나 뛰었다고 고어 전 부통령은 지적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ADNOC 소유 파이프라인에서 온실가스인 메탄이 유출되는 지점이 표시된 지도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ADNOC는 여전히 석유와 가스 운송 과정에서 메탄 등이 배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우주에서 그것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일 이번 총회의 각국 대표단에 "과학은 분명하다.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억제는 궁극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을 중단할 때만 가능하다"며 명확한 기간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킹 기후위기자문단(CCAG) 단장은 "COP28 의장이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것을 듣자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려되고 놀랍다"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수백만명의 취약계층이 기후변화의 사선에 놓일 것으로 우려했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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