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최후통첩' 최고위 상정 불발…지도부, 무반응 일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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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지도부가 4일 혁신위원회의 ‘최후통첩’에 무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이를 일축한 셈이다.

앞서 혁신위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이른바 ‘희생 혁신안’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지도부에 이날을 답변 시한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에 해당 혁신안은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않았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내년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는 일찌감치 묵살당했다고 여겨지는 분위기다.

지도부와 혁신위는 이날 최고위 상정 불발 배경을 두고도 입씨름을 벌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혁신위의 적극적 상정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하자 오신환 혁신위원은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식이다.

혁신위는 오는 7일 열릴 최고위에 다시 ‘희생 혁신안’의 안건 상정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용퇴는 무슨 취지인지 알고 이해하고 있으니까 시간을 주고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지켜보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으로 결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혁신위) 본연의 역할 범주, 성격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역시 CBS 라디오에서 "3분 만에 요리가 안 나왔다고 실패는 아닌 것"이라면서 "추후 김기현 지도부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천 룰을 세팅할 때 혁신위의 방향성을 얼마나 존중하는 지를 보면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줄다리기 상황이 지도부에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혁신위가 조기 해체와 동시에 ‘비대위 폭탄’을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반성하고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자 출범한 혁신위의 결론이 ‘김기현 책임론’이 되는 셈이다.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와 같은 우려가 적지 않은 기류다.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이라며 김 대표 면전에서 지적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민주당도 혁신위 요구에 건건이 반응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희생 혁신안을 안건으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주류 희생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시점에서 지도부 교체 등 구체적인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한 분위기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김 대표 체제 유지 전망’에 대해 "당연히 그럴 것"이라며 "(비대위는) 현재 상황에서 논의될 계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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